청양신문의 칠갑산장승문화축제 “성료“ 기사를 읽다가 불쾌한 기억이 있어 글을 올립니다.
지난 13일 타지에 사는 여동생이 내려와 어린 조카들과 함께 부모님을 모시고 장승축제에 갔었습니다.
아버지는 사지 마비 장애인이시라 타인의 도움 없이는 거동을 전혀 할 수 없으시기 때문에 붐비기 전에 다녀오려고 서두르면서도 엄마는 장애인 카드를 챙기셨습니다. 축제장 가까이 주차를 할 수 없게 되더라도 카드를 보여주면 가까이에서 내릴수 있게 배려해줄거라고 생각하셨던거죠.
장곡사입구교차로에서 진입했을 때부터 방범대원들의 교통 통제가 있었고 백제문화체험 박물관 근처에서 방범대원이 차를 막아서고 바로 길옆에 주차를 유도했습니다. 엄마는 차창 밖으로 장애인 카드를 보이며 장애인이 있어 휠체어를 타야해서 안쪽에서 내리기만 하고 차는 돌려 나오겠다 말씀하셨으나 그 사람은 요지부동이었고, 동생과 같이 몇 번의 사정에도 당장 주차하라고만 했습니다. 어쩔수 없이 주차 후 아버지를 휠체어에 태우고 걸어서 올라가려는 순간 그 다음 차부터는 통과를 시키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도 어이가 없어 항의를 하니까 모른척 시치미를 뗐고 계속 화를 내도 모르쇠로 일관만하여 사람들의 시선이 몰렸고 그 상황이 미안하고 불편하신 아빠가 그냥가자 하셔서 출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가까운 주차장은 당연히 만차였을것으로 예상해서 주차까지는 생각도 안했습니다. 그저 가까이 내릴수만 있게 해줄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올라가면서 계속 진입중인 차량들과 예상외로 중간 중간 비어있는 주차공간들을 보면서 너무도 화가나고 억울했습니다. 무엇보다 겨우내 방에만 계시다가 병원을 제외하고 첫 외출을 하시는 아버지가 괜히 왔다고 하시며 도리어 미안해하시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교통정리와 통제는 안전과 질서를 위해서가 아닌가요? 도대체 그 방범대원은 왜 그랬던 걸까요? 본인 가족이어도 그랬을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장애인, 여자, 어린이만 있어서 무시한 것으로 밖에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휠체어를 보며 중간중간 조심을 당부하는 공무원들과 경찰관을 보면서 엄마는 그저 사람을 잘못 만났다 하십니다. 자원봉사하시면서 방범대원 분들 고생 많으시는 것도 알고 있구요. 그 사람 하나로 문화축제가 배려가 없었다고 말하는 것은 비약이라는 것은 알지만, 열흘 가까이 흐른 지금에서도 기분 더러웠던 장승문화축제로 기억되는 것은 어쩔수 없네요.
건강한 지역민과 관광객만을 위한 축제가 아니라면, 포부대로 ”장승축제를 한민족 대표 민속축제로 확대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시라면 이런 부분부터가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사소하지만 약자들에게는 무엇보다 큰일로 다가올테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