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농작물 저온피해 우려가 커졌다는 경고가 나왔다. 사진은 저온피해로 암술이 말라 죽은 배꽃.
노지작물 늦서리 이후 아주심기를
따뜻한 겨울로 생육 이른 탓 시설 내부 10℃ 이상 유지 작물엔 비닐·부직포 씌워야
고추·배추 등 피해 발생 땐 요소비료 희석액 살포 도움
겨울철 이상고온으로 봄철 농작물 저온피해 우려가 커졌다는 경고가 나왔다. 올겨울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2℃ 이상 높아 작물의 생육이 예년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이럴 때 저온피해를 입으면 농작물의 품질이 낮아지고 안정적인 수확을 기대하기 어렵다.
농촌진흥청은 5월까지 2~3차례 꽃샘추위가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며 농작물 저온피해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지 감귤 평년보다 싹 빨리 나…저온피해 주의=농진청에 따르면 올해 감귤(조생온주)의 싹 나는 시기(발아기)는 3월28일로 평년보다 9일 앞당겨졌다.
농진청 감귤연구소의 조사 결과 제주 14개 지역 중 하원·신흥·신효·무릉·용흥 등 5개 지역에서는 이미 싹이 나기 시작했다. 덕수·성산·창천·토산에도 발아가 임박해 이달 내로 14개 지역 중 10개 지역에서는 싹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올해 감귤꽃 만개기는 지난해와 비슷한 5월10일경으로 평년보다 3일 빠를 예정이다.
발아·개화가 빨라진 만큼 감귤농가엔 저온피해 예방이 필요하다.
현재욱 감귤연구소장은 “조기 발아한 눈이 개화 전까지 연한 순 상태로 있는 기간이 길어지면 저온피해 발생 위험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감귤 외 다른 과수 역시 개화시기가 당겨질 전망이다.
농진청은 배꽃이 활짝 피는 시기를 광주는 4월8~10일, 울산은 4월13~16일로 평년보다 1~6일 빠를 것으로 내다봤다. 중부지방인 충남 천안의 예상 만개기는 4월16~20일로 평년보다 3~7일 빠르다.
복숭아꽃은 경북 청도 4월8~10일, 경기 이천 4월17~21일로 평년보다 3~7일 이르고, 전북 전주는 4월8~11일로 평년보다 4~8일 일찍 필 것으로 분석됐다.
고창호 농진청 재해대응과 지도사는 “기온이 0℃ 이하로 떨어지면 꽃이 일찍 핀 과수는 암술이 말라 죽기 때문에 과수원 내 온도를 높여줘야 한다”며 “개화기에 날씨가 춥거나 흐리다면 결실량 확보를 위해 인공수분작업을 2~3회 나눠 실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채소·특작 피해도 예방해야=시설에서 재배하는 오이·토마토·고추 등도 저온이 지속되면 생장이 멈추거나 잎이 녹는 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어 보온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일교차가 큰 밤에는 시설 옆에 난 창문(측창)을 잘 닫아주고 작물에 비닐이나 부직포 등을 씌워 내부 온도가 10℃ 이하로 내려가지 않게 관리한다.
낮에는 시설 내부 온도가 30℃ 이상이 되지 않도록 측창과 천창을 연다.
고추·배추 등의 노지 작물은 늦서리 이후 아주심기(정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추에 저온피해가 우려될 땐 비닐 터널을 설치하거나 보온재 등을 덮어 예방한다.
배추는 육묘기에 가장 저온에 민감한 데다 이 시기에 저온피해가 생기면 상품성이 떨어지므로 각별히 유의한다. 지역 기온을 확인해 10℃ 이상인 기간이 일주일 정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아주심기한다. 봄재배 전용 품종은 유전적으로 저온에 둔감한 특성이 있기 때문에 전용 품종을 이용하면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갑작스러운 기온 저하로 피해를 봤을 땐 요소비료 0.3%액(물 20ℓ+요소 60ｇ)을 뿌려주면 도움이 된다.
인삼은 새순이 나는 시기에 저온피해를 입으면 일년 동안 순이 나오지 않으므로 저온예보 때 해가림망을 내려주고 방풍울타리를 설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