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농민신문
과수 화상병이 맹렬한 위세를 떨칠 때마다 함께 거론되는 식물병이 있다. 바로 ‘가지검은마름병’이다. 화상병으로 의심 신고한 농가가 가지검은마름병으로 확진 판정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다.
두 병은 발생 증상만으로는 구분하기 쉽지 않다. 심지어 화상병 간이검사 진단키트에서도 둘 다 양성 반응을 보인다. DNA를 이용한 2차 검사에 가서야 두 병을 명확하게 구별해낼 수 있다.
하지만 화상병과 가지검은마름병은 엄연히 다른 병원균이 유발하는 식물병이다. 화상병은 최초 발생지가 미국인 외래질병으로, 국내에선 2015년 처음 발생한 것으로 공식 보고됐다. 반면에 가지검은마름병은 1995년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발생한 토착질병이다. 화상병은 31℃가 넘는 고온에서도 병원균이 생장을 지속하지만, 가지검은마름병은 26~27℃에서 병원균 생장이 급격하게 멈추는 게 차이점이다.
기주범위는 화상병이 더 넓다. 화상병은 기주식물이 사과·배 등 장미과 식물 180종에 달하고, 가지검은마름병은 사과·배·모과 3종에 불과하다. 병의 확산 속도도 화상병이 더 빠르다. 화상병은 미발생지역의 경우 한그루만 발생해도 과원을 폐원하고 반경 100m 내 기주식물을 모두 제거한다. 이에 비해 가지검은마름병은 발생주가 전체 재식주수의 10% 이상일 때만 과원을 폐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