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조상범 충남 부여군 은산면 장벌리 이장이 토사로 뒤덮인 맥문동밭을 가리키고 있다. | | 현장/폭우피해 입은 충남 부여·태안 일대 #물폭탄에 범람까지…“맥문동 수확포기 지경” … 골프장 저류지 무너져 주택붕괴로 인명 피해 “주수입원인 맥문동을 전혀 수확할 수 없게 돼 눈앞이 캄캄할 따름입니다.” 27일 찾은 충남 부여군 은산면 장벌리·거전리 일대는 수마가 할퀴고 간 상처로 곳곳이 신음하고 있었다. 23일 저녁 2시간 만에 230㎜의 물폭탄이 쏟아진데다 장벌천 상류의 산에 방치돼 있던 잡목 등이 떠내려와 다리 교각을 막는 바람에 장벌천이 범람해 피해가 커진 것. 마을이 온통 물에 잠기고 56㏊의 농경지가 유실되거나 매몰됐고 23㏊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조상범 장벌리 이장은 “장벌리에서만 70농가 정도가 맥문동 농사를 짓고 있는데 대부분의 밭이 밀려든 토사로 뒤덮이면서 수확을 포기해야 할 지경”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백제컨트리클럽 골프장 저류지 붕괴로 주택 2채가 물에 휩쓸려 사망 1명, 실종 2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은산면 나령리. 23일 11시경 폭우로 약해진 저류지 둑이 무너져 9,000t에 달하는 물이 일순간에 저류지 바로 옆에 위치한 주택을 덮쳐 1채는 형채도 없이 사라졌고 나머지 1채도 대부분 파손됐다. 박봉호 은산면 의용소방대장은 “공무원과 경찰·군인 등 대규모 인력과 장비가 동원돼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고 있지만 토사에 매몰돼 있을 가능성도 있어 수색작업이 길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태안군 남면 몽산리 일대 화훼 농가들도 이번 폭우로 큰 피해를 입었다. 10농가 40동에 달하는 비닐하우스가 물에 잠기는 등 233㏊의 농경지가 침수되고 1.73㏊가 유실되거나 매몰됐다. 수국 비닐하우스 13동에 침수 피해를 입은 문영기씨(64·남면 몽산리)는 “밀려든 토사로 인해 하우스 안이 온통 진흙투성이로 변했다”며 “1억3,000만원 정도의 재산 피해가 예상돼 수억원에 달하는 대출금을 어떻게 갚을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문병대 몽산리 이장은 “시간당 수백㎜에 달하는 폭우는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라고 하지만 도랑을 가로지르는 다리의 교각을 없애 물 흐름을 막지 않는 대책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부여·태안=서륜 기자 출처 : 농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