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균상 바닥에 물을 가둬두는 방법으로 습도 관리에 나서 사계절 표고를 생산하는 허동현씨.
지난 2001년 표고 전업농이 전무한 이천에서 ‘표고연합회’를 결성해 ‘이천 표고’를 세상에 알린 주인공이기도 한 그는 2010년엔 ‘산림조합 우수임업농가’로 선정되고, 지난 10월엔 ‘경기 농어민대상’을 수상해 표고농사로 일가를 이뤘다는 평을 듣는다. 이렇듯 톱밥표고로 성공한 임업인으로 자리 잡기까지 허씨는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을 했다. 건설회사에 다니던 허씨가 직장생활을 접고 버섯재배에 뛰어든 건 1998년.
“주위의 권유로 시작은 했지만 마땅히 배울 곳이 없어 어려움이 많았죠. 판로도 막막해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며 무작정 매달렸어요.” 그는 남과 같은 방법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생각에 부지런히 뛰어다녔다. 2004년 원목재배에서 톱밥배지로 전환한 뒤에는 자신만의 기술 터득에 나섰다. 대만과 중국·일본식 배지의 장점을 접목해 균상을 1단(중고온성재배)·2단(저온성)으로 이원화했고, 버섯 발생을 돕기 위해 균상 바닥을 침수시켜 사계절 재배가 가능하도록 했다.
허씨가 물과 습도 관리를 위해 도입한 이 ‘침수타목(沈水打木)’ 방법은 우선 입상한 배지에 스프링클러를 이용해 4~12시간 정도 물을 뿌려준 뒤 배지 뒤집기를 한다. 이후 다시 스프링클러로 24시간 물을 준 다음 하루 정도 그대로 뒀다가 배지를 뒤집어 원위치시켜 준다. 이때 균상바닥에 고인 물(3㎝ 정도)은 배지를 뒤집기 전에 빼 주면 된다.
이 같은 방법으로 허씨는 다른 농가에 비해 버섯을 약 2개월 정도 빨리 수확하고 있다. 수확기간이 짧다 보니 수량도 늘어 허씨는 6,600㎡(2,000평)의 하우스에서 한해 42t의 표고를 생산해 3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다. 허씨의 이 같은 기술력은 높은 시장가격으로 이어져 값이 좋을 때는 4㎏들이 한상자에 13만원이 훌쩍 넘는다. 그야말로 영농에 뛰어든 지 14년 만에 일궈낸 쾌거다. 하지만 그는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손사래를 친다.
“지금까지는 시설 확대 등 투자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면적을 규모화해 승부를 낼 생각”이라는 허씨는 “농사에도 경영마인드를 도입하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본보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