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생종 양파 출하가 급증하면서 서울 가락 농수산물도매시장 경매장에 경매를 기다리는 양파가 수북이 쌓여 있다.
통계청이 4월28일 발표한 올해 양파 재배면적 조사 결과를 보면 조생종 양파는 2985㏊에 달했다. 지난해 2013㏊에 견줘 48.3%나 급증한 것이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하 농경연) 예측 결과(2496㏊)보다도 19.5% 늘어난 것이다.
중만생종 양파 재배면적 역시 지난해보다 5.6% 늘어난 1만6906㏊로, 농경연 예상치(1만6134㏊)보다 77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양파 재배면적이 크게 늘었다는 소식에 도매시장 가격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2일 서울 가락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거래된 양파 1㎏ 상품 가격은 545원을 기록했다. 최근 5년 동안 같은 날 거래된 가격 중 가장 낮은 값이다. 이전 최저 가격은 2014년에 기록한 648원이었다.
재배면적이 늘었다는 통계청 발표와 함께 양파 값이 폭락하자 주산지 표정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이미 중만생종 양파 거래가 뚝 끊기다시피 한 상황에서 재배면적이 늘었다는 소식은 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지행 전남 무안군 친환경농업과 담당은 “양파 재배면적이 농업관측과 너무 차이가 커 당혹스럽고 걱정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특히 5월25일 이후 출하가 본격화되는 중만생종 양파는 값이 좋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던 시점에 면적이 늘었다는 발표가 나와 조만간 품목협의회를 열어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파 재배면적과 도매시장 가격이 혼선을 거듭하자 산지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미남 무안농협 조합장은 “농가들은 연초 가격을 예상하며 평당 1만~1만1000원을 기대하고 있지만 상인들은 지금 가격이면 5000원을 준다고 해도 수지가 맞지 않는다고 얘기한다”며 “중만생종 거래가 뚝 끊기고 상인과 농가 간 눈치보기가 극심한 상황인 만큼 정부가 시장격리를 포함한 선제적인 대응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가락농수산물도매시장 관계자는 “양파는 5월5일부터 15일 사이 날씨가 가장 중요하다”며 “낮기온이 3일 이상 25℃를 웃돌면 성장이 멈춰 이때의 기상여건이 올해 양파 생산량과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홍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