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꽃이 하얀 눈처럼 떨어진다. 머잖아 탐스럽게 열릴 빨간 딸기를 생각하면 농민으로서는 기쁘기도 하지만 걱정도 된다. 딸기는 수확뿐 아니라 선별과 포장에도 손이 많이 가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해외연수차 방문한 네덜란드 농가는 달랐다. 그곳 농가들은 딸기를 따는 즉시 포장용기에 담았다. 선별도 크기별로 다른 상자에 나눠 담는 정도였다. 이를 저온창고에 잠시 보관했다가 수송차량에 실어 마트나 경매장으로 보낸다. 이처럼 수확과 포장이 동시에 이루어지니 농가로서는 크게 일손을 덜 수 있고, 소비자도 그날 딴 싱싱한 딸기를 맛볼 수 있다.
반면 우리 농가는 이른 아침부터 딸기를 수확한 다음 크기별로 선별해 가로세로 줄까지 맞춰 포장용기에 담아야 한다. 수확하는 시간보다 포장하는 시간이 더 든다. 이것을 밤에 차에 실어 보내면 다음 날 경매를 통해 중도매인과 소매인에게 전해지고, 소비자는 수확한 지 2~4일 지난 딸기를 먹게 된다.
우리도 네덜란드처럼 농가도 일손을 덜고 소비자도 싱싱한 농산물을 맛볼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산농가가 지혜를 모아야 하겠지만 관계당국도 합리적인 유통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크고 예쁜 농산물만 찾는 소비자들의 인식도 함께 바꿔나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