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회복세를 타지 못하고 있는 월동 배추·무의 가격안정을 위한 수급안정 대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가격 약세장에 대비해 정부가 2018년 12월27일 월동 배추·무 수급안정 대책을 내놓았지만 산지에서의 대책 이행 등이 늦어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2월14일과 26일 두차례에 걸쳐 생산자단체와 관계기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월동 배추·무 수급점검 회의를 열고 겨울철 수급불안 발생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배추·무 수급안정을 위한 선제적 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었다.
농식품부는 그해 12월 하순 기준으로 가을배추 남은 물량이 8만1000t에 달해 평년보다 1만8000t이 많은 데다 월동배추 생산량도 6%가량 증가해 향후 값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겨울철 기상이 양호해 후기 작황이 예상 이상으로 좋아졌고, 그로 인한 단수 증가로 월동배추 생산량이 20% 정도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무 역시 월동무 생산량이 평년에 견줘 6.1% 많아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됐다. 가을무는 12월말까지 출하가 끝났지만 11월 하순부터 이듬해 5월 하순까지 출하되는 월동무 재배면적이 13% 가까이 늘어 생산량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월동 배추·무 값은 약세장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1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배추 상품 10㎏ 한망당 평균가격은 2856원으로 지난해와 평년에 견줘 각각 51%, 44% 낮았다. 무 상품 20㎏ 한상자 평균가격은 6293원으로 지난해·평년보다 각각 35%, 32% 낮은 수준에서 거래됐다. 반입량이 예년보다 10%가량 줄었는데도 값은 크게 떨어져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분위기이다.
김명배 대아청과 차장은 “기본적으로 지난 김장철부터 과잉생산됐던 물량이 많이 남았고, 학교 방학으로 급식소비가 준 데다 경기침체로 일반 가정소비까지 뒷받침되지 않아 배추·무 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이에 따라 12월27일 발표한 월동 배추·무 수급안정 대책 추진에 속도를 내는 한편 효과가 미미할 경우 추가대책을 검토할 방침이다.
먼저 배추는 채소가격안정제를 통한 출하정지 8000t, 지방자치단체 자체 산지폐기 9000t, 산지유통인 자율감축 2000t 등의 수급조절 대책을 이달말까지 차질없이 진행키로 했다. 그럼에도 가격안정 효과가 미미하면 출하정지 물량이나 지자체 산지폐기 물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월동무는 1월 초과공급이 예상되는 9000t에 대해 지자체 자율감축 7000t, 수출확대 2000t을 추진해 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회복시킨다는 방침이다.
김명배 차장은 “월동무도 작황이 좋아서 공급이 과잉인 상황이고, 제주에서 산지폐기·출하제한을 하더라도 현재 시점에서 효과를 100% 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로서는 엄청난 한파가 오기 전에는 자연적으로 가격이 회복되기는 힘들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말 정부가 발표한 배추·무 수급안정대책이 아직 완전히 이행된 게 아니라서 우선 준비한 계획을 차근차근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주산지협의회 등을 통해 산지 수급상황을 수시로 점검하되 이달말까지 수급조절 대책을 이행한 뒤에도 값이 안정화되지 않으면 지자체·농협 등과 함께 추가조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