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에 이른 여름철 수박시장이 늦더위 속에 반짝 활기를 띠고 있다.
7일 서울 가락시장과 농협 청과사업단 등에 따르면 수박은 현재 강원 양구와 전북 진안 등 해발 300~500m인 ‘고랭지’에서 활발하게 나오고, 경북 봉화지역과 전북 고창, 충북 단양 등의 노지 수박은 출하 종료를 앞두고 있다. 충북 음성 등 중부권 2기작 물량은 8월 하순께 등장할 전망이다.
폭염과 열대야 등 늦더위는 8월 수박시장의 호재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고영직 농협 청과사업단 수박포도팀장은 “지난달까지는 한낮 고온에도 선선한 밤날씨 때문인지 판매가 원활치 않았다”며 “피서객들이 계곡과 바다로 떠나면서 수박을 한통씩 사가는데다 도심 열대야 속에 가정 내 소비도 부쩍 늘면서 이달 들어 판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박의 도매가격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7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수박은 상품 1㎏당 1441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350원 정도 높았다. 수박 8㎏짜리 한통당 2800원 정도 상승한 셈이다. 시세는 7월 상순 1364원에서 1377원(중순)→1386원(하순)→1485원(8월3~6일 평균)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김갑석 ㈜중앙청과 경매부장은 “현재 특품은 1㎏당 1800원, 중품은 1550원 선으로 7월 하순 평균가격에 비해 각각 40원과 140원 정도 올랐다”며 “중품 시세가 많이 상승한 점은 수박 수요가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이 시기 출하산지가 고랭지 일대로 한정된 점도 높은 가격을 뒷받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당도가 높으면서 무게는 8~10㎏짜리로 들고 다니기 수월한 출하품이 선호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천호진 농협가락공판장 본부장은 “보통 말복(12일) 전후로 고점을 찍고 찬바람이 불어오는 처서(23일) 무렵 소비가 주춤해지면서 포도·복숭아 등으로 과일 선호가 바뀐다”며 “추석을 한달 정도 앞둔 시기엔 태풍과 집중호우 등 기상이변이 잦은데, 이러한 변수만 없다면 시세는 당분간 강보합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한낮 고온으로 품위 하락이 우려되는데, 저녁이나 새벽에 수확해서 신선도를 높이고 낮에 작업한 경우 수확 후 햇빛 차단과 저온보관 등으로 관리해야 시장에서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7일 발표한 관측월보에서 “8월 수박 평균 도매가격은 출하량 감소로 상품 1㎏당 지난해(900원)보다 높은 1400~1600원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