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병 저항성 고추 품종 개발은 앞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 고추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에 따르면 탄저병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습기가 많은 몬순기후의 동남아 국가 대부분과 중국·인도 등지에서 피해가 심하다. 탄저병은 해마다 국내 고추 면적의 20~30%에서 발생해 그 피해액만도 1,000억원에 달할 만큼 치명적인 병해지만 세계적으로 상업화된 저항성 품종은 현재로선 없는 상태이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농약을 뿌릴 따름이다.
이처럼 고추 농가에 엄청난 피해를 주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없는 탄저병에 저항성 유전자를 갖고 있는 고추 품종을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함으로써 향후 동남아 국가의 고추 종자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진청에 따르면 탄저병 저항성 고추를 실제 재배하면 농약을 90% 이상 줄일 수 있으며, 농약을 2번 정도만 치면 탄저병을 완벽하게 방제할 수 있다.
물론 탄저병 저항성 고추 씨앗값이 시판 종자보다 갑절 정도 높게 책정될 것으로 전망돼 생산비 부담이 커질 우려는 있다. 하지만 병해가 크게 줄어 생산성 향상은 물론 농약값 절감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농가입장에서 볼 때 결코 부담스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농진청은 올해 안에 국내 주요 종자회사를 대상으로 탄저병 저항성 고추 종자 생산과 판매에 대한 기술 이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탄저병 저항성 고추가 언제까지 효과를 나타낼지는 미지수이다. 그 이유는 탄저병원균의 성질이 고정된 것이 아니어서 유전기질이 조금만 바뀌어도 저항성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농진청은 이번에 개발한 품종의 저항성이 바뀔 것에 대비해 지속적인 품종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농진청 연구정책국 관계자는 “현재 탄저병은 동남아 국가와 인도·중국 남부 등 우기가 나타나는 지역에 많이 발생하지만 향후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가 확대되면 탄저병 발생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탄저병 저항성 고추 품종이 당분간 종자 시장에서 효자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출처: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