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위부터> 제주 정월대보름 들불축제, 삼척 기줄다리기 대회, 풍년기원제. 사진제공=삼척시청, 제주시청
제대로 된 정월대보름 풍습을 체험해 보고 싶다면 2012 삼척정월대보름제가 제격이다. 지난해엔 구제역 여파로 제례행사만 치렀던 행사가 올해는 우승상금 1,000만원이 걸린 전국 기줄다리기 대회를 비롯해 성대하게 열린다. 기줄다리기는 바다의 게(현지인들은 ‘기’라고 부름) 모양으로 엮은 줄을 양편으로 나눠 당기기 시합을 벌이는 것으로, 삼척의 대표적인 민속놀이(강원도 무형문화재 제2호)다.
5회째인 올해 대회에는 다른 지역 40개팀과 삼척지역 30개팀 등 모두 70개팀이 참가해 자웅을 겨룬다. 시내 12개 읍·면·동 주민들이 향토식당을 운영하고 남근 깎기, 달집 태우기, 다듬이질 경연대회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많다. 2월3~6일. 삼척시청 ☎033-572-2011.
규모로 치면 제주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에서 열리는 제15회 제주 정월대보름 들불축제가 압도적이다. 잡풀을 없애고 해충을 구제하기 위해 마을별로 실시했던 들불 놓기에서 유래했다.
풍년기원제를 비롯해 횃불 대행진, 달집 태우기, 도민 대통합 줄다리기, 오름 정상 화산분출쇼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구성됐다. 오름 등반 체험, 마상마예 공연, 팥죽 끓이기, 잔디썰매 타기 등 부대행사도 이채롭다. 2월2~4일. 제주시청 ☎064-728-2751, www.buriburi.go.kr
번잡한 것을 꺼린다면 전북 전주의 최명희문학관을 찾으면 좋다. <혼불>로 유명한 소설가 고(故) 최명희 선생을 추억하는 독특한 프로그램들이 정월대보름을 맞아 준비돼 있다.
실제 <혼불> 원고지 사본에서 한글자씩 발췌한 소리마디들을 이용해 복주머니를 만들어 보는 흔치 않은 체험에다, 선생의 작품에서 설·대보름의 풍경과 다양한 민속의 모습을 발췌한 글을 관람객에게 나눠 주는 ‘<혼불>로 알아보는 설과 정월대보름의 민속’, 문체만큼이나 뛰어난 서체를 자랑하던 선생의 글씨를 직접 따라 써 볼 수 있는 ‘최명희 서체 따라 쓰기’ 등이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