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청양농협 오호근 조합장(맨 오른쪽)과 직원들이 운곡면 모곡리에서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박병환씨(53·오른쪽 두번째)의 버섯재배사를 방문해 품질관리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지역 농·축협 종합컨설팅 그 후…어떻게 달라졌나 (2)충남 청양농협
전략 품목 ‘표고버섯’ 선택해 회원수 늘리고 물류체계 개선
대형마트 마케팅에 힘 쏟아 소포장 상품 ‘인기 만점’
비품은 가공해 판매 예정 깍두기 제품 등 곧 상품화
충남 청양농협(조합장 오호근)은 청양군의 4개 읍·면(청양읍, 운곡·대치·남양면)을 사업구역으로 하는 준농촌형 농협이다. 이 농협은 2017년 5월 각기 분산된 사업장을 한곳으로 모은 종합청사를 마련하고 새로운 도약에 나섰다. 하지만 전체 조합원 4400여명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57%에 달하는 데다 조합원 대부분이 벼농사에 의존하고 있어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 개발과 판매사업 강화가 절실한 과제였다. 이에 따라 청양농협은 농협중앙회가 실시하는 종합컨설팅(2017년 9월11~15일)을 자발적으로 신청하고 ‘종합처방’을 받아 실천에 옮기고 있다.
◆새로운 소득원 절실=청양농협 조합원들은 벼를 비롯해 밤·건고추·표고버섯·멜론·콩 등 다품목을 재배하고 있다. 2016년 청양농협의 판매사업 실적을 보면 전체 150억7500만원 가운데 벼(66억4900만원)·건고추(32억7500만원)·밤(22억3300만원)·표고버섯(17억4000만원)·멜론(9억2200만원) 등 5개 작목이 98%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가격진폭이 크고 이들 품목을 대체하는 외국산 농산물이 범람하면서 농가소득이 항상 불안정했다.
더 큰 문제는 조합원들의 계통출하가 저조해 조합원이 아닌 일반농가로부터 물량을 공급받아 판매할 수밖에 없는 취약한 사업구조였다. 실제 5개 작목의 조합원 출하비중(매출액 기준)을 보면 멜론(100%)을 제외하고는 60~80%에 머물렀다. 특히 표고버섯은 이 수치가 36%에 불과해 농협 경제사업이 성장하는 데 걸림돌이 됐다.
◆표고버섯을 전략 품목으로 선택=컨설팅을 통해 청양농협은 표고버섯을 농가소득 지원사업 품목으로 권유받았다. 청양은 칠갑산을 중심으로 농가들이 50년간 재배기술을 축적하며 표고버섯을 키워온 곳이다. 특히 청양산 표고버섯은 지리적표시제 등록까지 돼 있어 차별화가 가능한 품목이었다.
컨설팅을 통해 청양농협은 표고버섯공선출하회를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2010년에 조직된 공선회가 시장 지배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물량 규모화를 위해 회원수 확대에 나선 것이다. 또 표고버섯 품질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부가가치 높이기에도 힘을 쏟았다.
농협중앙회의 지원을 받아 순회수집 등 물류체계를 정비하고 농가별 일대일 맞춤형 컨설팅을 통해 품질도 개선해나갔다. 충남농협지역본부와 함께 대형마트 바이어를 대상으로 마케팅도 활발히 펼쳤다. 여기에다 최신 시설을 갖춘 표고버섯 전용 유통센터를 활용해 소포장 상품화에 주력하면서 대형마트를 주출하처로 바꿔나갔다.
◆물량 규모화로 시장 지배력 높여=표고버섯공선회가 출범할 당시엔 회원수가 34명에 불과했으나 2017년에는 64명으로 늘었다. 올해는 100명, 2019년엔 120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농가 수취가격이 높아지자 공선회에 새로 가입하려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그렇다고 희망하는 모든 농가를 받아주는 것은 아니다. 공선회 운영위원회를 열어 기술력 등을 종합평가해 100% 찬성표를 얻어야만 회원가입이 가능하다. 그만큼 표고버섯 품질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얘기다.
새롭게 변신한 청양농협 표고버섯의 취급물량과 판매액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황인동 표고버섯공선출하회장은“농협의 공선회 정비와 농가들의 품질 고급화 노력이 어우러지면서 대형마트 출하가 늘고 있다”며 “그 결과 농가 수취가격도 크게 높아져 농협과 농민 모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양농협은 공선회에서 생산한 표고버섯 가운데 선별과정에서 나온 ‘비품(B품)’은 분말 등으로 가공해 판매할 계획이다. 분말을 스틱형 용기에 담은 상품을 곧 출시하고 건표고 슬라이스·깍두기 제품도 상품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표고버섯의 부가가치를 더욱 높여 농가소득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이 청양농협의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