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쌀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중국은 2004년부터 삼농(농업·농촌·농민) 문제를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 9년 연속 식량 증산을 달성했다. 특히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내리막길을 걸었던 쌀 생산량은 2003년 1억3150만t에서 2012년 1억4300만t으로 늘었다. 쌀 생산량이 9년 사이 27.2%(3050만t)이나 늘어난 것으로, 세계 쌀 생산량의 30%를 넘는다. 생산 규모로는 세계 1위다. 2013년 생산량은 단수(단위면적당 생산량) 감소로 전년보다 1% 줄어든 1억4150만t 수준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최근 소비량이 급증하며 생산량을 앞질렀다. 2006년 1억2720만t에 불과했던 쌀 소비량은 2012년 1억4400만t으로 늘었다. 지난해엔 1억4600만t까지 소비량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 세계 소비량의 31%이며, 세계 최대다.
이에 따라 중국의 식량 수입은 급증했지만 수출은 감소 추세다. 미 농무부(USDA)에 따르면 2012년 중국의 쌀 수입량은 290만t으로, 2010년(37만t)보다 7.8배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 쌀 생산량(423만t)의 68%에 달하는 양이다. 수입 규모로는 나이지리아(340만t)에 이어 세계 두번째다. 특히 2013년과 2014년엔 각각 320만t, 340만t의 쌀을 수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3년 이후엔 중국이 세계 최대의 쌀 수입국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같은 기간 수출량은 62만t에서 27만t으로 56% 감소했다. 전통적으로 쌀 수출량이 수입량보다 많았던 중국이 국제쌀시장의 주요 수입처로 부상한 셈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소속 한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중국은 과거보다 많은 양의 쌀을 국제시장에 의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산 MMA 수입쌀값, 최근 8년간 갑절 인상=중국의 쌀 시장 변화는 국제 쌀값의 파동을 불러올 것이란 우려가 크다. 중국의 수입량에 따라 국제쌀값이 오르는 ‘중국발(發) 쌀값 파동’이 현실화될 것이란 얘기다. 이를 반영하듯 우리나라는 이미 우회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 MMA 방식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쌀값은 계속 오르는 추세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05년 t당 393달러였던 중국산 MMA 쌀값은 2013년 865달러로 9년간 갑절 이상 증가했다. 특히 2009년엔 중국 자국 내 물가 안정과 식량수급 안정을 위한 쌀 수출세 인상 등으로 수입단가가 t당 974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해 1~11월까지 중국산 MMA 쌀 수입량은 30만5100t으로, 중국 배정 쿼터량(11만6000t)보다 2.6배 이상 많은 양이다.
박재홍 농협경제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중국의 쌀 수급 및 교역 동향은 국내 쌀 수급에 영향을 준다”며 “앞으로 (우리나라는) 중국의 쌀 생산과 수입 동향, 그리고 중국의 쌀 수입 증가가 국제 쌀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대응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