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쌀값이 요동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월23일 1t당 665달러(본선인도조건)였던 미국 캘리포니아산 중립종 쌀의 국제가격이 1월31일 930달러까지 뛰어올랐다. 이는 40%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태국산 장립종 수출가격 역시 1월23일 385달러이던 것이 2월6일 현재 453달러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쌀값 급등은 미국 산지 쌀 생산 감소와 태국의 정치 불안 때문이다. 지난해 쌀 생육기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의 가뭄으로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태국의 수출거래 불안도 국제쌀값 단기 급등에 한몫하고 있다. 태국은 고가수매정책 고수로 수출가격이 국제가격을 뛰어넘어 정부간 쌀 수출 거래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그로 인해 증가한 쌀 재고량이 국제쌀값에 변수가 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미국산의 가격 상승이다. 농경연은 미국의 쌀 생산량을 지난해에 견줘 올해도 5.1%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구나 미국은 지금 가뭄이 심각해 3~5월 파종기 때까지 해갈이 안 되면 쌀시장 불안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태국의 쌀 수출이 제자리를 찾고 중립종인 호주산이 3~4월경 출하되면 국제쌀값이 차츰 진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일단 수입쿼터 도입을 무기한 미루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국제쌀값이 요동쳐도 국내 시장이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그나마 우리가 쌀을 자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덕에 우리 국민들은 식량위기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주식으로 하는 중립종의 국제 시장은 불안정성이 매우 높다. 중립종 시장은 소수 국가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쌀 자급능력에 미세한 변화라도 발생하면 쌀을 확보하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우리가 국제쌀값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식량안보를 걱정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