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값이 얼갈이배추·열무에 비해서도 낮게 형성되는 등 ‘김치 지존’으로서의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서울 가락시장에 따르면 배추(상품 10㎏) 경락값은 1일 2,007원에서 10일엔 1,901원, 20일에는 2,020원을 기록하는 등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반면 배추와 가장 유사한 대체 채소인 얼갈이배추(상품 4㎏)는 1일 4,651원에서 20일에도 4,483원에 경락되는 등 배추와 달리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열무(상품 4㎏)도 1일 2,968원에서 20일엔 4,690원으로 뛰었다.
이들 세 품목의 가격을 1㎏ 기준으로 환산해 보면 배추는 200원 선인데 반해 얼갈이배추는 배추보다 무려 5배 이상 높은 1,162~1,120원으로 계산된다. 열무값도 1㎏에 742~1,172원으로 배추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배추값이 얼갈이배추와 열무보다 낮은 것은 매우 드문 현상으로 보고 있다. 배추를 빼놓고선 김치를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배추는 김치원료의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그만큼 가격도 다른 채소류에 비해 높은 게 일반적인 현상이라는 얘기다.
유통 전문가들은 장마철을 앞두고 김치수요가 늘어 배추값이 소폭 상승할 가능성은 있지만 약세현상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대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엽근채소관측팀장은 “6월 배추 평균 도매가격은 출하량 증가로 지난해에 비해 53%, 평년 같은 달에 비해서도 34%가량 떨어질 것으로 보이고, 7월에도 6월 가격 수준의 보합세 내지 약상승세가 전망된다”며 “하지만 정식의향면적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낮은 고랭지배추가 출하될 7월 하순 이후에는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