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계절이 다가왔다. 본격적인 농산물 수확기에 접어드는 가을철에는 농업인들의 농기계 도로주행이 많아지면서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농협경제연구소가 경찰청의 지난 13년(2000~2012년) 동안 자료를 분석한 결과, 10~11월 농기계 교통사고 발생건수가 26.4%로 가장 많았다. 시간대별로는 오후 4~6시 17.7%, 오후 2~4시 17.3%, 오전 8~10시 13.8%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교통사고는 감소하는 데 비해 농기계 사고와 사상자는 증가 추세여서 농업인들이 더욱 철저한 안전의식을 가져야 할 것으로 조사됐다.
2000년 전체 교통사고 29만481건 가운데 농기계 사고는 342건으로 비중이 0.12%였지만 2012년에는 22만3656건 중 407건에 달해 0.18%로 높아졌다. 부상자 수는 0.09%에서 0.12%로, 사망자 수는 0.57%에서 1.54%로 크게 늘어났다.
이 기간 동안 연평균 교통사고 발생건수와 부상자가 각각 0.02%, 사망자는 0.05% 감소한 것과 대조적인 양상을 보였다. 더욱이 농기계 교통사고 100건당 치사율이 2012년 20.4명으로 전체 교통사고의 2.4명에 비해 10배 가까이 높았다.
김철민 농협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교통사고와 관계된 사람 가운데 과실이 더 큰 제1당사자에 해당하는 농기계 운전자 비율이 높아진 게 주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농기계가 제1당사자인 경우가 2000년 17.5%에서 2012년 37.7%로 20%포인트가 넘게 증가했다.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에서는 50.9%에 달했다.
농촌진흥청도 최근 ‘수확철 농기계 교통안전 수칙’을 발표하고 농업인과 농촌지역을 운행하는 자동차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우선 농기계 안전장치를 정비하고 교통법규를 철저히 지키도록 권고했다. 야간주행을 할 때는 반드시 저속차량표시등과 같은 등화장치를 점등하고 반사판을 부착해 상대 운전자의 눈에 쉽게 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농기계에는 운전자만 탑승하고 좌석 옆이나 트레일러에 사람을 태워서는 안되며 대형 사고를 유발하는 음주운전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도로주행 중에 경운기 조향클러치나 트랙터 독립브레이크를 잘못 사용하면 전복·충돌 등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