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산비, 왜 차이 나나=생산자단체인 대한한돈협회는 보도자료 등을 통해 2011년 기준 돼지고기 지육 1㎏당 생산비(박피 기준)를 4,804원으로 제시했다. 반면 정부(농림수산식품부)는 4,535원이라고 밝혔다. 양측이 주장하는 생산비를 기준으로 하면 1㎏당 269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생산비는 크게 가축비(가축 구입 부대비용과 육성비 등)·사료비·고용노동비·자가노력비·자본이자 등으로 구성된다. 양측이 제시한 생산비가 차이가 나는 근본 원인은 가축비와 사료비 산정액이 서로 확연히 다른 데서 비롯된다. 고용노동비·자가노력비·자본이자 등은 양측 모두 동일한 비용을 제시했다.
한돈협회는 돼지 한마리당 가축비는 6만7,842원(구제역 살처분 농가 제외), 사료비는 18만6,000원으로 잡았다. 반면 정부는 가축비는 한돈협회보다 2만9,551원 높은 9만7,393원, 사료비는 3만6,985원 낮은 14만9,015원으로 산정했다.
우선 가축비와 관련, 한돈협회는 구제역 살처분 여부를 구분해 일반 농가는 정부 수치보다 낮게 잡은 반면 살처분 농가는 10만4,373원으로 높게 잡아 이원화했다.
사료비의 경우 한돈협회는 농가의 실제 사료비를 감안한 것이라고 밝혔고, 정부는 한국사료협회 자료를 근거로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한돈협회는 새끼돼지 폐사율을 10%로 잡아 반영한 반면 정부는 폐사율 대신 모돈 한마리당 연간 출하마릿수(MSY)를 15.1마리(2010년 평균)에서 14.5마리로 낮춰 잡았다. 돼지 한마리당 고기가 생산되는 지육률은 한돈협회는 70%로, 정부는 68.5%로 계산했다.
이와 관련, 축산학계의 전문가는 “공식적으로 가축 생산비와 관련한 통계는 매년 6월에 한번씩 통계청에서 발표되는 자료가 기준”이라며 “2011년 통계자료가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생산자단체와 정부가 자체 기준대로 생산비를 추정, 발표하다 보니 혼선이 발생한 것 같다”고 밝혔다.
◆과제는=돼지고기 생산비와 관련, 농식품부와 한돈협회는 관점의 차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는 말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는 향후 정책 추진의 기준점이 될 수 있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번 협상에서 정부와 생산자단체가 돼지값이 생산비 이하로 떨어질 경우에 대비해 민간자율 비축지원자금 1,000억원을 조성하기로 한 데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생산비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축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돼지 생산비 문제는 외국산 돼지고기 수입물량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수입시점이나 물량을 결정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면서 “정부당국과 양돈농가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생산비 산정에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