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에 재배한 배추. 가뭄의 영향으로 모내기를 못한 논이나 파종이 안된 밭에는 지역 여건에 알맞은 작목을 선택해 대파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절수재배=벼의 경우 우선 물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분얼기와 유수형성기에는 중점적으로 급수를 실시해 최대한 수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물 걸러대기 및 물 손실 방지를 위해 수로와 제방, 논두렁 등을 정비한 후 두둑에 비닐을 깔아주도록 한다. 가뭄이 극심해 물이 부족한 곳에서는 간단관개(물을 대고 난 뒤 물이 잦아들면 2~3일 후 다시 물을 대는 방식)를 한다. 가뭄에 취약한 간척지 논은 물 걸러대기로 염농도를 조절(5~7일 간격 환수)한다. 이앙기~활착기 한계염농도는 0.3%다.
밭작물은 파종 전에 토양수분이 적정할 때 비닐피복을 실시해 적정한 습도를 유지하는 게 좋다. 비닐피복으로 토양수분이 알맞을 때 파종하면 발아율 불량을 방지할 수 있다. 이랑(두둑·고랑)에 절단한 볏짚과 산야초·유기물·비닐·부직포 등을 피복해 수분 증발을 억제하고, 피복을 하지 않은 포장은 김매기를 겸한 표토천경 및 배토를 실시해 농작물과 잡초 등 식물체 간 수분 흡수 경합을 완화시킨다. 스프링클러나 관수시설이 돼 있는 포장은 생육 상황에 맞게 적절한 물주기를 실시한다.
◆대파작물 재배=모내는 시기가 늦었거나 가뭄의 영향으로 적기 파종 및 정식을 못한 포장은 팥·가을감자·열무 등 지역별로 알맞은 작목을 선택해 대파하도록 한다.
가을감자의 경우 심는 시기가 7월 하순~8월 하순으로, 고온다습한 환경에 씨감자 부패가 많아 출현율 확보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가을감자용 씨감자는 절단하지 않고 심을 수 있는 30~60] 정도 크기가 좋다.
열무는 대략 봄 40일, 여름 25일, 겨울 60일 정도면 파종 후 수확이 가능하다. 산파나 조파 모두 효과적이며 너무 밀식하면 웃자라 상품성이 떨어지는 만큼 가능하면 솎음을 간단히 할 수 있는 소량을 파종한다. 여름재배의 경우 장마기와 겹치는 경우가 많고 고온다습한 조건 때문에 병해가 많이 발생해 수량이 감소할 우려가 있으므로 유의한다.
가을배추는 지역별로 시기가 다르지만 보통 8월 중순부터 파종해 정식한다. 적기보다 일찍 파종하면 바이러스병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되도록 적기 파종하고, 칼슘결핍증 예방을 위해 제4종복합비료를 엽면살포한다.
가을무는 7~9월 초순 파종해 10~11월 사이에 수확하는 작형으로, 온도가 알맞으면 우수한 품질의 무를 생산할 수 있다. 다만 조기재배의 경우 고온건조한 시기에 파종하는 만큼 파종 후 건조 방지를 위해 지온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팥은 씨뿌리는 한계기가 중북부 지방에서는 7월 초순경이고, 남부지방에서는 7월 중순경이다. 팥은 저온에 약하기 때문에 산간지역에서는 저온장해에 특히 주의한다. 팥의 거름양은 흙의 비옥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0a(300평)당 질소 2~4], 인산 4~6], 칼리 4~6]을 전량 밑거름으로 사용하면 된다.
◇도움말=농촌진흥청 박동구 재해대응과장, 김부성 재해대응과 지도관, 고인배 기술보급과 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