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은 26일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통해 3·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동기 대비 1.6%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전년동기 대비 분기 성장률이 2% 아래로 내려간 것은 석유파동·외환위기·카드사태·금융위기 등 역대 위기상황을 제외하고는 한번도 없었다. 최근 한은이 국정감사에서 내놓은 전망치 1.8%보다도 낮은 수치다.
전기 대비 성장률도 0.2%에 그쳤다. 1·4분기 0.9%에서 2·4분기에 0.3%로 3분의 1 토막난 데 이어 3·4분기에도 전분기 대비 거의 반토막이 난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L자형’ 장기불황의 늪에 빠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여전하고 미국 등 주요국가의 경기회복 속도가 더디기 때문에 세계경제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은이 최근 대폭 낮춰 전망한 올해 경제성장률 2.4%도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한은은 수치는 낮아졌지만 내용면에서는 오히려 지난 분기보다 개선됐다는 입장이다. 민간소비와 정부소비의 지출이 늘어난 데다 설비투자는 마이너스 폭이 줄었고 건설투자도 플러스로 전환됐다는 것.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특히 재고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 중요한 시사점”이라며 “이는 새롭게 생산할 시기가 오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건설업 GDP가 전기 대비 2.9% 늘어난 것에 대해 김 국장은 “정부에서 혁신도시 등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한 게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정부의 재정정책이 경기하강을 막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농림어업분야의 GDP는 전기 대비 4.0% 감소했다. 감소세는 재배업과 어업을 중심으로 두드러졌다. 박영환 한은 국민소득총괄팀 과장은 “연이은 태풍의 영향으로 특히 벼와 과실 재배업의 상황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