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가 낮은 벼를 하루빨리 시장에서 격리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백수피해를 입은 농가를 돕기 위해 ‘잠정등외 A·B·C 규격’을 별도로 만들어 제현율이 40~67%인 벼를 올해 말까지 공공비축미로 매입할 방침이다.
하지만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 관계자들과 농업인들은 품위가 낮은 벼 때문에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공공비축미 매입을 당초 계획보다 최대한 앞당겨 끝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전남 OO농협 RPC 관계자는 “일부 농업인들이 잠정등외 규격에 해당하는 벼를 가져와 자체 매입해 줄 것을 줄기차게 요구해 불필요한 마찰을 빚는 경우가 많다”며 “잠정등외 규격품은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안타깝지만 농업인들의 요구를 들어주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농협 RPC 관계자도 “저장탱크엔 고품질 벼 위주로 넣어야 하기 때문에 품위가 떨어지는 벼는 자체 매입해도 저장할 곳이 마땅치 않고, 설사 매입해 쌀로 판매하더라도 품질이 낮아 농협쌀의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농업인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박모씨(고흥군 동강면)는 “백수피해를 입은 벼를 말려 창고에 쌓아 놓고 있지만 제현율이 공공비축미 매입 최저한도인 40% 이상 되는지 안 되는지 몰라 항상 불안하다”며 “당장 벼를 처분했으면 좋겠는데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들은 이왕에 정부가 태풍피해를 입은 농가를 돕겠다고 했으니 품위가 낮은 모든 벼를 서둘러 매입, 주정용 등 가공용으로 활용하는 것이 고품질 국산쌀의 브랜드 이미지 유지와 농가불안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