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잣(껍질 벗기지 않은 잣)이 거의 들어 있지 않은 송이잣.
29일 잣 주산지인 경기 가평지역의 농가와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 햇잣 수확량이 평년의 10분의 1에도 미치치 못하고 있다. 잣은 3년에 한번씩 풍년이 들고 나머지 두해는 평년 수준을 보이거나 그 이하를 밑도는 해거리 현상을 보이는데, 올해는 풍작이던 2010년에 비해 작황이 극도로 부진하다는 설명이다.
잣농가 송영선씨(53·가평군 하면 신상2리)는 “속칭 ‘송아리(송이)’ 형태의 잣이 나무에 거의 달려 있지 않아 농가들이 수확 자체를 포기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잣은 일일이 사람이 나무에 올라 긴 장대를 이용해 송이잣을 털어 수확하는데, 인건비(1인당 6만원 선)를 감안하면 오히려 손해가 나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선용 가평군산림조합 지도과장은 “잣은 5월께 한나무에서 암꽃과 수꽃이 수정해 8월에 어린 잣송이를 맺고, 이 잣송이가 해를 넘겨 이듬해에 익는 구조”라면서 “지난해 열매가 수정되는 비율 자체가 줄었고, 송이가 달린 가지마저 지난해 수확 때 상당 부분 꺾여 나가 올해는 따낼 게 거의 없다”고 말했다.
장택순 가평군 산림과 주무관은 “9월 말 추석 대목은 물론 잣 성출하기인 10월 말 현재에도 햇잣 시장 자체가 형성되지 않아 상품 구경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잣 수입이 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출처: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