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농민신문

다른 개와 잘 지내도록 사회화 훈련시켜야 주인, 새로 온 강아지만 편애하면 기존 강아지 소외감·스트레스 받아 개들끼리 공격적일 땐 제지 필요 싸움 유발 요인도 미리 없애줘야 Q : 강아지가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서 심심할 것 같아요. 친구로 삼을 수 있게 한마리를 더 키우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A : 강아지를 키우다보면 어쩔 수 없이 혼자 집에 둬야 할 때가 있습니다. 어떤 반려견은 보호자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떼를 쓰는 등 분리불안 증상을 보이기도 하죠. 그런가 하면 오랜 시간 혼자 무료하게 누워 있기도 합니다. 보통 이런 경우 보호자들은 ‘우리 개에게 친구를 만들어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강아지에게 새로운 친구가 생기는 것이 마냥 좋은 일은 아니라서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사회화가 잘되고 독립적인 성격을 가진 강아지라면 다른 반려견과 문제없이 잘 지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호자에게 의존적인 강아지는 사정이 다릅니다. 이런 반려견은 보호자의 사랑을 원하지 다른 친구가 필요한 게 아닙니다. 이들에게 다른 강아지의 존재는 오히려 보호자의 사랑을 뺏는 경쟁자이자 큰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사회화가 잘되지 않은 강아지일수록 다른 개가 한집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주인에게 의존적인 강아지의 성격을 고치기 위해 무작정 다른 개를 집에 들인다면, 되려 두 마리 다 똑같이 분리불안증을 앓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강아지를 키우기 전에 기존의 강아지가 혼자서 의연하게 잘 지내고 다른 개들과의 관계도 잘 맺도록 사회화를 시켜주는 과정이 선행돼야 합니다. 그래야만 두마리가 보호자의 사랑을 두고 경쟁하는 적이 아닌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사회화가 잘된 반려견의 행동은 새로 온 강아지가 좋은 습관을 배우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간혹 다 자란 유기견을 입양할 경우 집에서 키우던 개와 다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개들이 서로 지나치게 공격적인 행동을 하려고 할 땐 주인이 나서서 제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음식이나 장난감 등 싸움을 유발하는 요인은 미리 제거해줘야 합니다.
이렇게 보호자가 몇가지만 신경 써주면 반려견들의 관계는 원만해 질 수 있습니다. 개들은 그들의 세계에서 자연스럽게 정해진 서열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에 큰 다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보호자는 개들간의 서열을 인위적으로 정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힘이 센 데도 낮은 서열을 강요받은 개가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새로운 강아지를 입양할 때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바로 편애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 어린 강아지를 들였을 때 신경을 쏟는 경우가 많죠. 주인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반려견은 소외감을 느끼는 순간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어합니다. 이는 곧 두 강아지가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는 데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새로운 강아지가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강아지와 보호자간의 관계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러마리의 반려견을 키운다는 건 그만큼 신경 쓸 부분이 늘고 책임이 커지는 일입니다. 이를 충분히 고려한 후 입양한다면 반려견들과 보호자는 행복한 동행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박종무<평화와생명동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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