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 2004년 양국 통상장관이 “민간 차원에서 FTA 타당성을 논의해 보자”고 의견을 모은 지 8년 만이다.
유럽연합(EU) 및 미국과의 FTA로 벼랑 끝에 몰린 농민들은 “정부가 농업을 포기했다”며 강경투쟁에 나섰다.
박태호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은 2일 베이징에서 열린 통상장관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FTA 협상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박본부장은 “협상이 시작되면 분야별로 협상지침(모델리티)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양허(개방) 문제 등을 포함한 협상을 본격 진행할 예정”이라며 “(농산물을 포함한) 전체 상품을 일반, 민감, 초민감 품목으로 나눠 (민감성이 큰 품목은) 양허 제외, 관세 장기 감축 등으로 보호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천부장은 “5월에 첫 FTA 협상을 하기로 했다”며 “개인적으로 2년 내에 협상이 타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우리 정부는 타결시한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최석영 외교부 FTA교섭대표는 “1단계 협상에서 우리가 원하는 협상구조가 합의되지 않는다면 2단계 전면협상을 진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국이 공개한 공동성명문에 따르면 협상은 2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1단계에서는 양국의 민감분야를 어떻게 처리할지와 FTA 범위 설정 등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한국측은 농업과 섬유를, 중국측은 자동차·기계·석유화학을 민감분야로 분류하고 있다.
한·중 FTA가 체결되면 우리나라는 미국·EU·중국 등 세계 3대 시장과 모두 FTA를 체결한 유일한 나라가 된다. 지리적 근접성을 감안하면 한·중 FTA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한·미, 한·EU FTA를 능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책연구기관은 한·중 FTA로 농업계가 입을 피해를 2조~5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농산물 가격경쟁력이 세계 최고인 중국과의 FTA에 나섬에 따라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에서 한국 농업의 최대 보루인 ‘개발도상국 지위’를 잃어버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