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농민신문

농식품부 적극행정 최우수사례 - 학교 과일간식 용기 친환경 재질로 전환 과일간식 만족도 높지만 1회용 플라스틱 용기 사용해 ‘환경에 악영향’ 비판 일어 당국, 친환경 PLA에 주목 제조·공급 업체와 협의 간식단가 인상 없이 올 9월부터 도입해 호응 ‘초등학교 과일간식 지원사업’은 말 그대로 학생들에게 과일을 간식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신선과일보다 패스트푸드나 탄산음료를 선호하는 식습관을 개선해 건강을 증진하려는 취지다.
질병관리본부가 최근 내놓은 ‘2019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하루 1회 이상 과일을 섭취한 청소년의 비율은 20.5%로 2005년의 32.6%보다 현격히 떨어졌다. 반면 주 3회 이상 패스트푸드 섭취율은 25.5%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9년(12.1%)의 두배로 뛰었고, 주 3회 이상 탄산음료 섭취율도 37%로 2009년(24%)보다 크게 상승했다. 이런 식습관으로 인해 아동·청소년의 비만율은 2008년 11.2%에서 2017년 17.3%로 악화됐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2018년부터 전국 모든 초등학교의 방과 후 돌봄교실 전체 학생 24만여명에게 1인당 150g 정도의 조각과일을 플라스틱 컵에 담아 주 1회(연간 30회) 제공하고 있다.
과일간식에 대한 반응은 매우 좋다. 농식품부가 지난해 이 사업에 참여한 학부모·학생 및 학교 관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과일간식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학부모의 96%가 ‘그렇다’고 답했다. ‘과일간식이 만족스러운가’라는 질문에도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고 답변한 학부모가 92%로 압도적이었다. ‘계속 먹기를 원하는가’라는 질문에 학생의 90.2%가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큰 문제에 직면했다. 바로 과일간식을 담은 용기가 1회용 플라스틱이라는 점이다. 이 사업을 통해 발생하는 플라스틱 용기는 한해 줄잡아 720만개나 된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데다 1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 사업이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는 비판이 제기되기 시작한 것이다.
더구나 이 사업은 단순히 학생들에게 과일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바른 식습관을 갖도록 교육하는 목적도 있다. 교육 목적의 사업이 환경을 훼손한다는 비판마저 나왔고, 이로 인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해결방안을 찾아 나선 농식품부가 주목한 것은 생분해 플라스틱(PLA)이었다. PLA는 옥수수에서 녹말을 분리한 후 포도당을 발효하고 젖산을 응축해 만든 친환경 수지다. 환경호르몬·중금속 등 인체나 환경에 해로운 물질이 없고 미생물에 의해 100% 자연분해된다.
하지만 PLA도 문제가 있었다. PLA는 일반 플라스틱보다 열에 약하고 강도가 낮으며 과일을 장기간 보관했을 때 변형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본격적으로 상용화되지 않았다는 점도 부담이었다. 무엇보다 가격이 일반 플라스틱보다 2~3배 비쌌다. 이에 과일간식을 제조·공급하는 11개 업체들은 추가적인 비용 발생을 이유로 PLA 사용에 난색을 보였다.
여러 어려움에도 농식품부는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섰다. 한국화학연구소와 PLA 제조업체 등을 방문해 PLA가 일부 단점이 있긴 하지만 36시간 내 냉장 공급되는 과일간식 용기로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한 과일간식 제조·공급 업체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한 결과 이들로부터 PLA 사용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얻어냈다. 추가되는 비용은 업체 측이 부담하기로 했다.
용기가격은 1개당 일반 플라스틱이 50원가량이고, PLA는 90원 정도다. 업체들도 공동구매 같은 자구책을 통해 용기가격을 최대한 낮췄다. 앞으로 과일간식 지원사업 대상이 지역아동센터 등으로 더 확대되면 용기가격은 더 낮아질 여지가 있다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간식단가 인상 없이 올 9월부터 과일을 PLA컵에 담아 공급하고 있다”며 “환경은 물론 PLA산업 발전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2020년도 예산안을 심의 중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내년도 이 사업의 확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올해 72억원인 관련 예산이 내년엔 농식품부의 구상처럼 100억원으로 증액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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