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별 대표조직 육성’을 위한 정부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 안에 29개 품목별 대표조직 설립을 끝낸다는 방침 아래 23일 현재 9개 품목이 설립을 마쳤다. 지난해 12월 감귤을 시작으로 우유와 백합·단감 등이 설립됐고, 지난 19일에는 사과와 배, 23일에는 인삼이 출범했다. 26일에는 버섯 대표조직이 발족한다.
품목별 대표조직 육성은 지난해 3월 농림수산식품부가 5대 미래전략과제로 제시했지만 올 들어 9월까지 감귤과 넙치·우유 등 3개 품목만 구성되는 등 실적이 저조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이후 탄력을 받으며 대표조직 구성이 가속화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나머지 10개 품목도 설립에 필요한 마무리 단계만 남아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히 높다. 농협 등 기존 조직과의 충돌문제가 남아 있고, 정부 주도로 짜여진 일정대로 조직이 설립되는 것에 대한 부실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또 정부가 정책사업으로 당연히 해야 할 일들까지 대표조직에게 넘기려 한다는 지적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수급조절 기능이다. 시장기능을 중시한다는 명목하에 정부가 농정의 책임을 농업인에게 전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래서 기존 정책을 돌아보고 이미 설립된 대표조직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정책의 숨고르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오영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