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밀, 옥수수와 함께 세계 4대 식량작물이자 구황작물이기도 한 감자의 다양한 가치가 재발견되면서 감자산업 육성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조지홍 농촌진흥청 박사팀은 ‘인테러뱅’ 29호에서 감자산업의 외연 확장과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해 감자를 고부가가치 산업이자, 세계시장을 공격하는 전략상품으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본다.
◆감자 생산·소비 현황=감자는 전 세계 130여개국에서 1,800만㏊ 가까이 재배되며, 연간 2억6,000만~3억3,000만t이 생산된다. 주요 생산국은 중국·러시아·폴란드·미국 등이며, 중국이 재배면적과 생산량에서 전 세계의 27.3%와 22.2%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감자 생산은 전년도 생산량과 가격에 따라 변동이 큰데, 2005년에는 재배면적 3만2,728㏊, 생산량 89만 4,000t으로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2010년에는 면적 2만4,913㏊에 61만6,700t을 생산했다.
선진국은 감자 소비량이 조금씩 주는 반면 개발도상국은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감자 소비량은 13~14㎏으로, 최근 식습관 변화로 가공용 감자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국내 감자 자급률은 2005년 이후 점차 낮아지고 있어 지난해 기준 전분을 제외하면 88.5%, 전분을 포함하면 59.6%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감자는 시기별 가격 차이가 클 뿐 아니라 소비자가격 중 유통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72.3%로 소비자가격 대비 생산자 수취가격이 낮은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감자의 재발견=감자는 무병 씨감자 공급이 중요하지만 세계적으로 공급량은 부족해 고부가가치 종자시장이 창출되고 있다.
현재 세계 씨감자 시장은 3,800만t, 38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세계의 평균 무병 씨감자 보급률은 10% 미만이다. 따라서 세계 각국은 무병 씨감자 시장을 공략하고자 기술 개발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 동남아시아 등의 국가는 씨감자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감자는 피부 진정, 멜라닌 색소 형성 억제기능이 있어 화장품 소재로 이용된다. 감자 전분은 낮은 온도에서 부드러워지는 특성이 있어 친환경 일회용품 소재로도 활용된다.
튀기거나 끓여도 영양분의 파괴가 적어 ‘먹는 백신’ 제조에도 최적의 소재로 꼽히는 등 의약소재로도 부각되고 있다. 이밖에 독특한 생김새와 특징으로 지역마다 다양한 문화콘텐츠로도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감자산업 육성방안=조지홍 박사팀은 “감자산업을 육성하려면 감자를 단순한 식량작물이 아닌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인식해 세계시장을 공략하는 것으로 전략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능성 식품·화장품 등은 생감자 위주의 산업에 비해 높은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고, 감자칩과 같은 가공식품 분야는 이미 그 가능성이 증명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2018년 동계올림픽을 세계에 우리 감자를 알릴 기회로 삼을 것을 제안했다. 감자를 주제로 한 올림픽 마스코트, 거리 디자인 등을 개발해 우리 감자 품종으로 만든 고유의 음식과 새로운 메뉴 등을 소개함으로써 시장 창출의 기회로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기초적인 씨감자 연구에서부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활발한 연구개발과 함께 개도국을 대상으로 무병 씨감자와 수경재배 기술 등을 수출, 감자시장을 선점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박사팀은 또 “국내 품종 국제화와 씨감자 수출을 위해 국제기구와의 지속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씨감자 생산기술과 신품종을 활용, 저개발국을 위한 원조사업에도 눈을 돌려 세계 기아 해방에도 앞장설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