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시작과 함께 이어진 한파와 폭설로 가락시장 등 도매시장에선 농산물의 수급불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락시장의 한 도매법인이 청경채·치커리 등 채소류를 경매하고 있다.
◆전국이 꽁꽁 얼었다=10일 기상청에 따르면 12월 초순 서울의 평균 최저기온은 영하 7.1℃로 1956년 영하 8.5℃를 기록한 이후 56년 만에 가장 낮았다. 특히 1~10일 열흘 중 아침에 수은주가 영하 10℃ 아래로 떨어진 날이 나흘이나 됐다. 강원 춘천의 평균 최저기온은 영하 10.8℃로 1966년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낮았다. 종전 기록은 1966년 영하 8.6℃였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10일 현재 폭설로 인한 중부권 등 일부지역의 출하지연을 제외하고는 농산물 피해 규모가 크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산지와 시장관계자들은 앞으로 날씨가 지금과 같이 영하의 기온에서 맴돌 경우, 월동 채소류를 중심으로 한 농산물 수급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수급불안 우려 속, 피해 방지 노력해야=폭설을 동반한 강추위로 채소류 출하작업이 지연되면서 도매시장 등에선 일부 품목의 값이 오르고 있다.
경기 구리시장의 인터넷청과 이주경 경매사는 “강추위 때문에 배추·알타리무·쪽파·갓 등이 산지에서 작업이 지연돼 값이 오르고 있다”면서 “산지에서 선별을 잘해 시장에 반입된 물건은 한파로 인한 품질저하는 크지 않지만 앞으로 강추위가 계속될 경우 노지채소를 중심으로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오이·애호박·딸기·고추 등 시설재배 품목의 경우 난방이 가능해 노지채소에 비해 직접적인 한파 피해는 덜한 편이다. 실제 <백다다기>오이는 10일 가락시장에서 공급량이 오히려 넘치면서, 상품 100개 한상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5,000원 이상 낮은 3만7,000원대에 거래됐다.
하지만 폭설로 시설하우스의 지붕이 눈에 덮이면서 이들 과채류의 경우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생육 저하와 품질 하락 등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설채소는 하우스 지붕의 눈을 곧바로 치우는 등 눈 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최근 경기침체와 대통령 선거 등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 농산물 가격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것도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박영주 농협가락공판장 경매팀장은 “농산물 가격이 안 좋을 때는 기름값 부담을 느낀 농가들이 충분한 가온을 못해 농작물의 언피해가 늘어난다”며 “대신 농가 입장에선 지하수를 이용한 수막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고, 선별·포장 등을 내부에서 작업하는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도매시장 관계자들은 농산물의 출하과정에서도 언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출하시에는 농작물을 신문지로 감싸주거나, 포장상자에 뚫려 있는 통풍구를 테이프로 막아줄 것 등을 당부하고 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