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비 생산이야말로 축산의 주요 목적”이라고 말하는 이연원 덕산농협 조합장은 냄새 저감기술로 생산한 양질의 퇴비를 지역농가들에 무상 제공해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연원 충남 예산 덕산농협 조합장(52)의 축산에 대한 지론이다. 돼지 5000마리, 소 100마리 사육규모의 ‘가나안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 조합장은 요즘 축산과 농협 일을 겸하는 ‘일복’ 터진 날들을 보내고 있다.
이 조합장의 가나안농장은 농촌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분뇨처리와 악취 문제를 말끔히 해결해 지역사회에서 민원이 발생하지 않는 농장으로도 유명하다. 국립축산과학원이 지난 4월 펴낸 <양돈장 냄새 저감기술 우수사례> 중에서 첫 사례로 꼽혔을 정도다.
가나안농장의 양돈장 냄새 저감기술 중 첫번째는 사료의 단백질 함량을 낮추는 것. 악취는 분뇨에 포함된 단백질에 부패균이 증식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암모니아나·황화수소 때문이다. 이 조합장은 돼지 사료에 단백질을 줄여줌으로써 악취 발생 정도를 크게 완화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조합장은 “속성 비육 위주의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단백질 사용이 높은 나라 중 하나”라며 “농장에서 직접 조제한 배합사료에 밀기울·풀 등 섬유질을 추가해 단백질 함량을 2~3% 낮추자 냄새가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귀띔했다.
바닥에도 비육돈사는 5㎝, 임신돈사는 30㎝ 높이로 왕겨나 톱밥을 깔아 공극률을 높이고 호기발효를 유도한 것도 주효했다. 여기에 소독약과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원칙을 지켜 유효 토착미생물의 번식이 잘 되도록 하자 냄새는 줄고 퇴비화 과정은 원활히 진행되는 이중의 효과를 봤다. 가나안농장의 잘 부숙된 왕겨 퇴비는 손으로 들어 코에 가까이 대도 냄새를 못 느낄 정도다.
이밖에 동물복지 차원에서 분뇨가 돼지 몸에 덜 묻도록 마리당 돈사 면적을 권장면적인 0.7~0.8㎡보다 훨씬 넓은 1.2㎡로 설정함으로써 냄새의 휘산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이 조합장은 이렇게 생산한 돈분 퇴비를 덕산면·봉산면의 100여농가에 무상으로 제공하는데, 냄새가 없고 퇴비 효과가 뛰어나 농가들의 반응이 아주 좋다. 연간 공급량은 3000~4000t에 달한다.
냄새 저감을 위한 노력과 더불어 육질 고급화를 위해 오메가 지방산의 균형을 맞춰주는 것도 그가 각별히 신경쓰는 대목이다. 이 조합장은 “동물의 몸은 오메가3 지방산과 오메가6 지방산의 비율이 1대 4일 때 최적의 균형을 이룬다”며 “아마씨와 식물의 잎 등을 최대한 활용해 오메가 함량을 조절,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고기를 생산 중”이라고 밝혔다.
가나안농장에서는 월평균 600마리의 돼지를 출하하는데, 200마리는 유기농돼지(2006년 유기농축산물 인증)로 생협·백화점 등에 납품하고, 400마리는 <오메가3돼지>라는 브랜드로 백화점과 대형 할인매장에 공급한다.
“축산의 의미는 고기를 얻는 것 외에 양질의 퇴비를 생산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이 조합장은 “앞으로 지역 내 축산농가들을 규합해 자연순환농업에 기여할 자급 사료공장을 건립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