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 중 일부분과 <정선아리랑>과 <소양강처녀>의 가사에 공통으로 언급된 이 동백꽃은 모두 생강나무꽃을 말한다. 강원도에서 동백나무로 불리는 것은 사실 생강나무가 제 이름이다.
잔가지나 잎에서 생강냄새가 짙게 풍기는 데서 이름 지어진 생강나무는 개동백, 산동백, 황매목, 아구사리 등으로도 불린다. 봄을 시샘하듯 아직은 바람이 찬 음력 이월, 산등성이에서 맨 먼저 노랗게 꽃을 피우는데 혹자는 생강나무꽃과 산수유꽃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지만 두 꽃의 생김은 엄연히 다르다. 녹나뭇과에 속하는 생강나무는 높이가 3~4m로 밑뿌리에서부터 잔가지 형태로 갈라져 있어 구분이 쉽다.
생강나무는 잎, 껍질, 목질부 등에 사프롤이라는 정유성분과 알칼로이드 성분이 들어 있다. 뼈를 튼튼하게 해 주며 타박상, 어혈, 관절이나 신장기능이 약해 발을 삐었을 때, 기침이나 폐 기능이 약해 들숨과 날숨이 약할 때도 좋다. 특히 손발이 차거나 산후풍으로 고생을 할 때는 잔대와 함께 달여 먹으면 좋다. 잎이나 잔가지를 잘라 그늘에서 건조하여 사용한다.
생강나무의 노란꽃을 따서 꿀에 재어 놓거나 프라이팬에 한지를 깔고 잔불에 말려 차로 마시면 독특한 향에 봄의 색다른 기운을 만끽할 수 있다. 꽃이 진 뒤에 나오는 어린잎은 ‘참새의 혀를 닮았다’하여 작설이라 하는데, 이를 아홉번 쪄서 아홉번 말리는 방식인 구증구포하여 차로 마시면 그 부드러움과 향기로움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다. 조금 더 자란 잎은 쌈으로 싸 먹으면 알싸한 향이 일품이다. 또한 열매를 볶아 짠 동백기름은 옛 여인들이 머리에 발랐던 기름이니 생강나무는 가까운 곳에서 오랜 세월 우리 민족과 해 온 고마운 나무임에 틀림없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