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종별 출하시기 중복으로 복숭아 공급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가격은 천도계의 경우 약세를 보이고 있고 유모계는 품종에 따라 일부 선전하고 있다.
18일 서울 가락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해 봄철 고온과 이른 무더위로 수확 시기가 앞당겨져 조생종·중생종, 중생종·중만생종 복숭아의 출하시기가 보름 정도 겹치고 있다. 품종별로 시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공급됐던 예년과 다른 것이다.
천도계의 경우 예년엔 <선프레> 출하가 마무리된 뒤 7월 말쯤 <천홍>이 등장했다. 그렇지만 올해는 두 품종이 7월 중순에 함께 선보이고 있다.
유모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예년 같으면 7월 말 출하됐어야 할 <호기도>와 <그레이트>가 한창 성출하 중인 <산정백도>와 함께 시장에서 팔리고 있다. 8월 중하순께나 볼 수 있었던 <경봉>도 한달가량 빠른 15일 전후로 가락시장에 반입됐다.
이에 따라 공급량이 크게 늘었다. 11~17일 가락시장의 일평균 반입량은 320t으로 지난해 이맘때(138t)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예년보다 작황이 좋아 생산량이 10~20% 늘어난 것만으로는 지금의 공급량 증가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가격은 천도계와 유모계가 엇갈리고 있다. 18일 가락시장에서 <선프레>는 10㎏들이 상품 한상자가 1만8000원 선에 거래됐다. 지난해 7월 평균가격(3만4000원 선)의 절반 수준이다. <천홍>도 지난해보다 1만5000원(35%) 정도 하락한 2만7000원 선에 거래됐다. 그렇지만 유모계는 일부 품종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8일 현재 4.5㎏들이 상품 한상자당 <호기도>는 2만2000원 선, <창방>은 2만4000원 선이다.
김영건 서울청과㈜ 경매사는 “앞서 출하된 품종은 시세 유지가 안 되고 뒤이어 나오는 품종은 공급 과다로 예상보다 낮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면서 “특히 출하시기가 겹친 데 따른 타격을 조생종이 더 크게 입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모계의 경우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품종은 시세가 그럭저럭 나오고 있다”며 “가뭄으로 백화점 등이 선호하는 대과의 공급이 줄면서 등급별 머릿시세가 예년보다 높게 형성돼 가격이 전체적으로 지지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변영두 농협가락공판장 경매사는 “본격적인 휴가철로 접어들면 가정 내 수요가 줄 것”이라며 “다음달 초까지 현재의 추세를 유지하다가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서영우 ㈜중앙청과 경매부장은 “복숭아 가격은 기상 여건에 따라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당도가 높고 색택이 양호해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는 만큼 공급이 더 늘어나도 약보합세는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