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치환 경남 창원 진북농협 조합장(오른쪽 두번째)이 맥주보리 수매 현장을 찾아 채종포 참여농가들과 보리 품질을 살펴보고 있다.
경남 창원시 진북면은 요즘은 대도시에 포함된 근교 지역이 됐지만, 예전에는 양질의 보리 생산지로 이름을 날렸던 곳이다. 그 전통이 남아 지금도 이곳에는 30여 농가가 32㏊에서 겨울에 땅을 놀리지 않고 이모작으로 보리를 재배하고 있다.
이 진북면이 근래 들어 맥주보리 채종포로 성가를 높이고 있다. 진북농협(조합장 김치환)이 농협중앙회와의 계약을 통해 운영 중인 맥주보리 채종포 사업에 참여하는 농가는 15가구. 이들 농가는 16.3㏊에서 매년 4만4000㎏(40㎏들이 1100가마)의 맥주보리 종자를 생산해 농협중앙회에 납품하고 있다.
“종자용은 일반 수매용보다 한가마니에 4000원 많은 4만7000원에 수매를 합니다. 이 채종포 사업을 통해 농가당 평균 350만원의 부수입을 올리고 있고, 벼농사보다 수익성이 좋아 농가들의 호응도가 높습니다.”
김치환 조합장은 “맥주보리 채종포는 틈새 지역 특화사업으로 쏠쏠하다”며 앞으로 희망 농가들을 중심으로 단지화해 나갈 뜻을 밝혔다. 진북농협의 맥주보리 총생산량은 6만6000㎏으로 애초 수매계획량인 4만4000㎏에서 50%를 여유분으로 더 생산하는데, 보리 품질이 워낙 좋아 이 여유분도 맥주회사가 선호하거나 엿기름용·혼곡용으로 인기가 높다.
이곳에서 생산된 종자용 맥주보리는 검사기관인 국립종자원 경남지원도 인정할 정도다. 정무영 국립종자원 경남지원 팀장은 “보통 종자용 보리는 발아율 85%가 합격선인데, 이곳 보리는 발아율이 90%가 넘는다”고 귀띔했다.
또 일반 보리의 경우 수확 후 짚을 논에서 모두 제거해야 물을 대고 벼농사를 시작할 수 있지만, 맥주보리는 농가들이 짚을 치우는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소 조사료로 훌륭해 축산농가들이 서로 앞다퉈 수거해가기 때문이다. 맥주보리는 660㎡( 200평)에 곤포가 세개가량 나와 인근 축산농가들에게 적잖은 도움이 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농가들도 맥주보리 재배에 자긍심을 가지고 공을 들이는 것은 당연한 일.
재배농가들은 채종포에 잡보리가 섞이지 않게 관리에 만전을 기할 뿐만 아니라 진북농협에서도 전담직원을 배치해 수시로 예찰과 포장점검을 펼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진북농협은 채종포 운영과 더불어 앞으로 맥주회사 납품용 생산물량을 늘려 농가 소득증대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