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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村), 새 삶을 열다] “농사·살림밖에 몰랐던 주민들이 목공 매력에 푹” 글의 상세내용
제목 [촌(村), 새 삶을 열다] “농사·살림밖에 몰랐던 주민들이 목공 매력에 푹”
부서명 농업기술센터 등록일 2019-05-22 조회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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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농민신문





충남 서천으로 귀촌해 목공예 작업실 ‘소운예방’을 꾸려가고 있는 김소연(왼쪽)·박용운씨 부부.




목공예 작업실 운영 박용운·김소연씨 부부<충남 서천>


아토피 피부염 앓던 아들 위해 나무로 가구 만들어주고 싶어 2007년부터 목공 배우기 시작


군산 직장과 가까운 곳 물색 중 폐업 식당 빌려 작업실로 활용


수공예 목재가구 나눠주는 등 마을주민에게 다가가려 노력


무료 목공강좌·심리상담 등 주민 위해 아낌없이 재능기부


앞으로 ‘목공 학교 건립’ 목표 서천의 명물로 자리매김 꿈꿔

 




금강 하구둑 옆 드넓은 들판 사이로 드문드문 농가와 식당이 자리 잡은 충남 서천군 마서면 도삼리. 귀촌인 박용운(63)·김소연씨(54) 부부가 이 마을에 목공예 작업실 겸 교육장 ‘소운예방’을 차린 이후 이곳에선 나무 깎는 소리, 물감 냄새, 그리고 주민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바쁜 농사일로 취미생활과 거리가 멀었던 농민들은 물론 홀로돼 적적한 시간을 보내던 할머니까지 이곳에서 작품을 만들며 활력을 찾고 있다.



부부와 도삼리의 인연은 목공예로 맺어졌다. 전북 군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용운씨가 2014년 이 마을에 귀촌, 목공예로 주민들과 소통에 나선 것.



부부가 목공예에 발을 들인 것은 길지 않지만 실력은 수준급이다. 부부는 2007년부터 목공을 배우기 시작해 이제는 국가기술자격증도 여러개 취득한 상태. 



소연씨는 “아토피 피부염을 심하게 앓았던 아들을 위해 화학성분이 전혀 들어 있지 않은 나무로 직접 가구를 만들어주고 싶어 남편을 설득했다”며 “남편도 직장 퇴직을 앞둔 상황이라 노후를 목공예를 하며 보내는 것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미술학원을 운영하던 소연씨와 대학에서 기계설계학을 공부해 손재주가 뛰어난 용운씨가 목공예로 제2의 인생을 설계한 것.



그러다보니 부부는 개인 작업실이 필요해졌다. 군산에 있는 용운씨 직장과 가까운 곳을 물색하다 도삼리의 폐업한 식당을 빌려 작업실로 활용했다.




소운예방 옆엔 부부가 가꾸는 작은 텃밭도 있다.



“웬 외지인 부부가 마을에 들락거리니 주민분들이 조금 경계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먼저 무료로 가구도 만들어드리고 문도 고쳐드렸어요. 선의를 보였더니 금세 마음을 여셨어요. 친해지고 나니까 ‘이곳에서 이웃과 더불어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남편이 퇴직한 후 이 생각은 현실이 됐어요.”



용운씨가 퇴직하자 소연씨도 미술학원을 정리하고 함께 도삼리로 귀촌하기로 결정했다. 땅을 사서 살 집과 작업실 겸 교육장을 세웠다. 이웃과 함께 목공예를 하고 싶어서다.



그러자 이번엔 주민들이 부부에게 선의를 베풀었다. 매물로 나온 땅을 봐주고, 집과 작업실이 완공될 때까지 1년 동안 마을회관에 머물게 해줬다.



“처음 비싼 목재로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만든 가구를 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것이 아깝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죠. 그런데 나중에 배로 돌려주시니 무척 뿌듯했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어요. 이게 ‘시골의 정’인가 싶었죠. 그때 느낀 나눔의 즐거움을 잊지 못해요.” 용운씨의 말에 소연씨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즐거움에 이끌려 부부는 귀촌 이후 아낌없이 목공예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개인적인 이유로 목공예를 시작했지만 이젠 마을주민을 위해 나무를 만진다. 어르신들 집 대문에 달 문패와 우편함을 만들어주고 마을 교회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무료 목공강좌도 연다. 작년에 부부가 만든 문패만 80여개나 된다. 미술심리학을 공부한 소연씨는 혼자 사는 할머니 20여명에게 그림 지도와 상담도 해준다. 할머니들 작품을 모아 달력도 제작할 계획이다.




부부가 애정을 담아 마을주민들에게 만들어주는 나무 문패.



부부는 올 2월 ‘서천목공동아리’도 만들었다. 현재 농부 8명이 참여해 농번기엔 일주일에 한번, 농한기엔 더 자주 모여 부부로부터 목공예를 배운다. 농사일과 살림밖에 몰랐던 주민들이 목공예의 매력에 푹 빠져든 것이다.



부부는 목재값을 제외한 비용은 받지 않는다. 이웃과 함께 목공예를 즐기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 생활비는 지역의 초등학교·중학교 6곳에서 방과 후 교실과 인근 귀농·귀촌센터에서 강사로 활동하며 번다. 땅과 작업실 모두 부부 소유라 임차료 걱정도 없다.




부부가 인근 학교와 교회 등에서 강의하며 만든 목공예품.



부부는 앞으로 서천목공동아리를 확대해 목공 학교로 만들 계획이다. 목공 학교를 서천의 명물로 키워 다른 지역 젊은이들도 목공예를 배우러 이 마을을 찾게 한다는 꿈을 꾸고 있다. 마을의 문화적·경제적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재능을 발휘하고 싶다는 부부. 작업실 곳곳에 수북이 쌓인 톱밥처럼 부부의 마을 사랑도 켜켜이 쌓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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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