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쌀농가 조수입, 전년보다 1.3% 감소=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5년산 쌀 생산농가의 조수입은 80㎏ 기준 18만2399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수확기(지난해 10월~올 1월) 평균 산지 쌀값에 고정직불금과 변동직불금을 더한 금액이다. 수확기 평균 산지 쌀값은 15만659원이며, 고정직불금과 변동직불금은 각각 1만5873원, 1만5867원으로 결정됐다.
2014년산에 비해서는 쌀농가 조수입이 1.3% 줄었다. 수확기 평균 산지 쌀값은 2014년산(16만6198원)보다 9.3%나 낮았지만, 변동직불금이 3배 정도 더 지급되면서 조수입 격차를 다소 줄인 형국이다.
쌀농가의 조수입은 2013년산을 정점으로 점차 하락하는 추세다. 2013년산과 2014년산 조수입은 각각 18만7420원, 18만4730원이었다. 조수입은 쌀농가가 당해연도 쌀농사로 얻은 총수입으로, 자재비·고용노임·차입금 이자 등 농업경영비가 포함된 개념이다.
목표가격과 비교하면 2013년산부터 2015년산까지 3년 연속 조수입이 목표가격보다 낮게 형성됐다. 목표가격 대비 쌀농가 조수입 비중은 2013년산 99.7%, 2014년산 98.3%, 2015년산 97%다. 2012년산은 목표가격 대비 조수입 비중이 108.9%에 달했다. 목표가격은 2012년산까지 80㎏에 17만83원이었다가 2013년산부터 80㎏에 18만8000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소득·순수익 모두 감소…직불금 포함하면 증가=조수입뿐만 아니라 소득과 순수익도 모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15년산 쌀 생산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쌀 농가의 소득은 1㏊에 560만9660원으로 2014년(615만2170원)에 견줘 8.8%나 감소했다. 이는 2013년 643만3590원에서 2년 연속 하락한 것이며, 최근 5년간 가장 낮다. 이에 따라 총수입에서 소득의 비율을 나타내는 소득률도 56.4%로 전년 대비 1.7%포인트 하락했다.
순수익은 더 떨어졌다. 2015년 순수익은 1㏊당 302만340원으로 전년(336만6120원)에 견줘 무려 10.3%나 추락했다. 순수익 역시 2013년 349만1330원에서 2년 연속 떨어졌다. 소득이란 총수입에서 경영비를, 순수익은 총수입에서 생산비를 뺀 것이다. 경영비는 생산비에서 자가노동비·자가토지용역비 등 내급비를 뺀 개념이다.
지난해 쌀 생산비가 1㏊당 691만8690원으로 전년보다 4.1% 감소했음에도 소득과 순수익이 줄어든 것은 쌀값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다만 직불금을 포함하면 쌀농가 소득은 소폭 올랐다. 2015년산 쌀에 대해서는 1㏊당 고정직불금 100만원, 변동직불금 99만9621원이 지급됐기 때문에, 이를 소득과 합하면 760만9281원이 된다. 이는 2014년 731만8408원(소득 615만2170원+고정 90만원+변동 26만6238원)보다 3.8% 증가한 것이다.
◆쌀농가 소득 안정장치 강화 필요=직불금이 없었다면 지난해 쌀농가의 소득은 큰 폭의 하락을 피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는 쌀농가 소득 향상을 위해 직불제 강화 및 목표가격 산정체계 개선 등을 추진하고, 쌀 적정 생산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정직불금의 경우 지난해부터 1㏊당 100만원이 지급되고 있다. 밭 직불금보다 단가가 높다 보니 액수가 많은 것으로 인식되지만, 벼 재배에 따른 공익적 기능을 보상하는 차원이라는 고정직불금의 취지를 감안하면 지금보다 더 높여야 한다고 농가들은 주장한다. 현재 18만8000원인 쌀 목표가격도 물가 상승 등과 연계하는 체계로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임병희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쌀값이 10~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고, 정부가 국제경쟁력을 이유로 국산 쌀값이 높아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정직불금 단가를 지금보다 더 높여야 한다”며 “이와 함께 목표가격 산정 때 매년 높아지고 있는 물가를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쌀값이 상대적으로 낮은 전남·북 및 충청지역 쌀농가의 경우 목표가격이 큰 의미가 없는 상황으로 이들 농가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행 체계는 쌀값이 크게 떨어지면 재정은 재정대로 낭비되고 농가 소득은 일정 수준만 보전되는 것이기 때문에 쌀값이 하락하지 않도록 생산을 조정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농가도 규모화 및 생산비 절감 등과 같은 자구 노력을 통해 소득을 높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남우균·서륜 기자 wknam@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