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도매시장인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화훼공판장이 수입꽃을 취급하는 방안을 검토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한국절화협회에 따르면 aT 화훼공판장 관계자들은 4월 열린 협회 정기대의원총회에 참석, 협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수입꽃 취급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였다. 이 자리에서 화훼공판장 관계자들은 공판장이 구색 강화 등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수입꽃 취급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현재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수입꽃 취급을 양성화시켜 수입꽃 유통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점도 부각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소식에 화훼업계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 중도매인과 소매상들은 경쟁 상대인 인근 서울 지하철 3호선 고속터미널역 내 꽃시장(유사도매시장) 등지에서 수입꽃이 활발히 팔리고 있음을 거론하며 화훼공판장 내 원스톱 쇼핑(한자리에서 모든 것을 구입하는 것)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선 공판장에서도 수입꽃 취급을 개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aT 화훼공판장 내에서 꽃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류모씨는 “수입꽃을 찾는 수요자들이 존재하는데다,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꽃다발이나 꽃바구니를 만들어 팔 경우 다양한 구색 상품이 필요한데 국산 꽃만 가지고는 시중 화훼 판매업소들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화훼공판장에선 수입꽃을 거래하는 것이 불법이지만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어 국산 꽃만 취급하는 중도매인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이들 상인의 주장이다.
그러나 화훼 생산농가들은 수입꽃 취급 양성화는 수입물량이 더욱 늘어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발했다. 경남 김해에서 카네이션을 재배하는 김모씨는 “5월만 되면 중국에서 수입되는 카네이션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는데 공영도매시장마저 수입꽃을 공식 취급한다면 국산 꽃은 설 자리를 더욱 잃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입꽃이 aT 화훼공판장에서 거래되더라도 국산 꽃 가격 하락을 막을 수 있는 제도와 농가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영수 한국절화협회 사무국장은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꽃은 상품 구색의 다양화를 위해 거래가 불가피하지만 생산농가들의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며 “국화·카네이션 등 수입꽃들과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품목들의 경우에는 거래할당제나 최저가격보장 같은 지원책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aT 화훼공판장의 한 관계자는 “아직 수입꽃 취급 여부를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5월 화훼 성수기가 마무리되는 만큼 생산농가와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수입꽃 취급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