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농산물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신이 높은 반면 식당 경영주와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은 과거보다 품질과 안전성이 나아졌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일반 소비자들도 중국산 농산물 소비 횟수가 늘수록 부정적인 인식이 바뀔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국내 소비자 423명과 식당 경영주 150명, 중국 베이징에 거주하는 한국인 150명을 대상으로 중국산 농산물의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중국산 농산물을 접할 기회가 많을수록 거부감이 낮았다.
국내 소비자의 96.4%가 ‘중국 농산물이 한국산보다 더 불안하다’고 응답한 데 반해 식당 경영주는 72.7%, 재중 한국인은 65.3%에 그쳤다. 특히 식당 경영주의 1.3%, 재중 한국인의 6.7%는 ‘중국산 농산물을 더 신뢰한다’고 답했다.
음식점 원산지표시제가 확대되는 추세에도 식당 경영주들은 중국산 식자재에 대해 비교적 높은 구매의사를 나타냈다.
‘10년 전과 비교해서 중국산 농산물의 품질 및 안정성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국내 소비자의 63.5%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조금 나아졌다’는 30.6%, ‘상당히 개선됐다’는 5.9%에 불과했다. 반면 식당 경영주는 ‘조금 나아졌다’는 응답이 46.6%로 가장 많았고, 32.7%는 ‘상당히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FTA로 관세까지 철폐되면 중국산 농산물은 식당을 중심으로 국내시장을 급속히 잠식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미 식당에서는 중국산 농산물이 널리 쓰이고 있다.
농경연 관계자는 “중국 거주 한국인의 절반은 귀국 후에도 중국 사과·쌀을 구입하겠다고 답했다”며 “특히 중국의 산둥성을 중심으로 우리 과일과 비슷한 품종이 재배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중국 과일의 한국시장 점유율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