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수입량이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새해 들어서도 중국산 김치 수입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어 농업계가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본지가 관세청의 수입 통계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올해 들어 1월에만 중국에서 김치 1만6,552t을 수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물량은 지난 2001년부터 올해까지의 1월 수입실적과 비교해 볼 때 2011년 1월(2만1,527t), 2008년 1월(2만1,222t)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것이다. 우리나라의 김치 수입물량은 2001년 393t, 2003년 2만8,707t, 2005년 11만1,459t에 이어 2008년엔 22만2,370t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중국산 김치의 위생문제가 도마에 오르며 2009년엔 14만8,124t으로 크게 줄었다가 이후 다시 큰 폭으로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해에는 23만78t으로 기록을 갈아 치웠다. 국내에 수입된 김치는 거의 대부분이 중국산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중국산 김치 수입이 계속되자 농업계에선 올해도 김치 수입량이 상당한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면서 생산자인 농업인들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돌아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더구나 배추와 무 등 국내산 채소 생산량이 크게 늘면서 가격이 약세장을 빠져나오지 못하는데도 김치 수입이 꾸준하다는 것은 수입김치가 유통 과정에서 업자들에게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 주기 때문일 것이라고 농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올 1월 현재 중국산 김치 수입가격은 10㎏당 6,220원에 그친 상태다. 수입업자들은 이 같은 수입가격에 물류비와 인건비를 비롯해 적정 마진을 붙이더라도 수입김치 10㎏당 8,000~9,000원 정도면 이익을 남길 수 있다고 귀띔하고 있다.
13일 인터넷 쇼핑몰 ‘옥션’에선 중국산 포기김치 10㎏을 7,500원에 판매하는 업체도 있었다. 반면 이 쇼핑몰에서 같은 중량의 국산 김치는 대부분 3만원 이상에 판매중이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식당업을 하는 조경자씨(58)는 “김치를 직접 담가 사용하고 있지만 일손이 많이 들어 종업원들이 싫어하고 고추·마늘 등 부재료값이 비싸 중국산 김치로 교체하는 것을 생각중”이라며 “값이 싼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고도 원산지를 국산이라고 표기하는 식당도 더러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농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산 김치의 무분별한 수입은 우리나라의 김치 종주국 위상에 큰 흠집을 내는 것 말고도 채소를 재배하는 농업인들의 소득을 낮추고 국내 김치산업 발전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당국의 철저한 대책이 요구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내산 채소로 김치를 제조해 판매하는 한 업체의 대표는 “제도적으로 김치 수입을 막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 통관 과정에서 위생·안전성 검사와 유통 과정에서 원산지 둔갑이 이뤄지지 않도록 단속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정부는 배추값이 약간 오른다 싶으면 물가 안정이란 구실을 붙여 오히려 수입을 부추기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너무 많이 수입될 때는 일손 부족을 이유로 방치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출처: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