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청년농부 시대] ‘사각사각’ 차가운 군고구마 ‘겨울 간식’ 공식 깨다 글의 상세내용
제목
[지금은 청년농부 시대] ‘사각사각’ 차가운 군고구마 ‘겨울 간식’ 공식 깨다
부서명
농업기술센터
등록일
2019-08-01
조회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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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농민신문
청년농부 정대웅씨가 ‘아이스군고구마’를 만들기 위해 고구마를 굽고 있다.
[지금은 청년농부 시대] 아이스군고구마 만드는 정대웅씨<전남 해남>
사업하다가 아버지 권유로 귀농 고구마농사 지으며 가공산업 도전
아이스군고구마 생산…인기몰이 브랜드 만들어 온·오프라인 유통
필리핀 현지 업체와 공급 협약도
“양갱 등 다양한 가공식품 생산해 사계절 즐기는 먹거리 만들고파”
질 좋은 황토밭과 시원한 바닷바람, 그리고 풍부한 일조량까지. 천혜의 자연을 품은 전남 해남에선 맛 좋은 꿀고구마가 많이 난다. 이 고구마를 직접 재배해 여름철 더위를 날려줄 시원한 먹거리를 만드는 청년농부가 있다. 바로 땅끝햇살찬영농조합법인을 이끄는 8년차 귀농인 정대웅씨(36)다.
7월의 끝자락, 그를 만나기 위해 해남군 화산면 땅끝햇살찬영농조합법인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고구마 굽는 냄새가 진동했다. 구수한 향기에 흠뻑 취해 있는 사이, 오븐에 고구마를 굽고 있던 주인공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다름 아닌 ‘아이스군고구마’를 만드는 중이라고 했다.
“꿀고구마를 굽자마자 영하 40℃에서 급랭시키면 아이스군고구마가 돼요. 이걸 살짝 자연 해동하면 셔벗처럼 차갑고 사각사각한 식감의 고구마를 즐길 수 있어요. 전자레인지에 2분간 돌리면 따끈한 군고구마로 먹을 수도 있고요.”
그는 5년 전부터 자신을 비롯해 영농조합법인 소속 농가들이 재배한 고구마로 아이스군고구마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농사를 짓던 아버지의 제안으로 광주에서 하던 사업을 접고 고향으로 내려온 후 작물을 키우는 데만 집중했다. 그러나 단순히 농산물 생산만으로는 농업에 대한 비전을 확신할 수 없었다. 새로운 활로로 농산물 가공을 고려하던 차에 한 인터넷 쇼핑몰로부터 아이스군고구마를 생산·판매해보자는 제의를 받았다. 그때부터 나름의 연구를 통해 만든 아이스군고구마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쇼핑몰에 납품했다.
오븐 1대와 9.9㎡(3평) 크기의 냉동창고에서 시작한 창업은 생산시설을 늘려야 할 만큼 시장 반응이 좋았다. 고구마에 난 상처가 아물도록 고온다습한 상태에 두는 큐어링(아물이처리), 부드러운 식감과 단맛을 끌어올리기 위해 필요한 한달 이상의 저온숙성 과정, 세척과 선별 등 아이스군고구마 생산을 위해 투자한 시간과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생산방식에 대한 꾸준한 연구로 품질에도 점차 자신감이 붙으면서 그는 자체 브랜드를 만드는 데 도전했다. 마침 2017년 전남도에서 진행하던 ‘상품 네이밍 및 브랜드 디자인 개발 지원사업’에 신청해 대상자로 선정됐고, 이를 통해 <가문의영광>이란 브랜드를 제작했다. 아이스군고구마 포장지에 앙증맞은 고구마 캐릭터와 세련된 문구 등 젊은 감각을 입히는 데도 심혈을 기울였다.
정대웅씨가 생산하는 가공식품들.
이렇게 자체 브랜드로 생산한 제품은 온·오프라인 직거래로, OEM 제품은 인터넷 쇼핑몰 납품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아이스군고구마 생산·판매가 자리 잡으면서 최근엔 필리핀의 한 업체와 고구마 공급, 현지 가공공장 설립 등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해요. 주로 겨울철에 인기가 많은 고구마를 사계절 즐겨 찾는 먹거리로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그래서 아이스군고구마 외에 말랭이·양갱·찐빵 등 고구마를 활용한 가공식품 생산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고향에 뿌리를 내린 그는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지역에도 조금씩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귀농 후 고구마 가공식품 생산에 박차를 가하면서 그가 맡은 영농조합법인은 2017년 행정자치부 마을기업에 선정됐다. 그는 가공식품이나 마을기금을 기부하는 등 지역사회 환원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이처럼 공사다망한 나날을 보내는 그는 실한 고구마만큼이나 단단한 포부를 가슴에 품고 있다.
“훗날 영농조합법인을 더욱 성장시켜 청년과 어르신들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싶어요. 또 지금 터전에 체험농장과 각종 힐링공간을 꾸려 조용했던 마을이 사람들로 북적일 날을 꿈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