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는 추석 이후에도 과일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가락시장 중도매인들이 과일 경매에 참여하고 있다.
◆사과·배 가격 낙관적=이번 추석을 통해 사과·배는 산지의 보유 물량이 많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들 과일의 경우 매년 추석명절 이후 반복됐던 가격하락 추세와 달리 올해는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
사과의 경우 추석 이후 서울 가락시장에서 상품 15㎏ 기준으로 <홍로> 40개들이 이내가 평균 6만5,000~7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추석 이후 사과값이 3만~4만원대로 급락했던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두배에 가깝다. 특히 <양광>의 경우 5일 경매에서 상품 15㎏ 평균가격이 8만9,000원에 거래돼, 오히려 추석 성수기 가격보다도 높은 값을 기록했다.
배의 경우도 산지 물량이 부족한 탓에 추석 명절이 끝난 4일에도 <신고> 상품 15㎏ 25개들이 이내가 5만8,000원 선에 거래되는 등 추석대목 시세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향후 충남 조치원 등 중부권으로 배 출하가 확대되면 가격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겠지만, 예년처럼 추석 이후 25개들이 이내가 4만원대 아래로 거래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더욱이 농가들이 내년 설날을 대비해 저장물량을 늘릴 경우 현 시세를 웃돌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김형식 서울청과 경매사는 “산지의 중생종 사과 재고가 거의 소진된 반면, 소비지에선 명절 이후에도 소량이지만 발주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면서 “반입된 사과는 적은데 이를 구매해 납품하려는 중도매인들은 많다 보니 사과값이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단감 및 <반시>는 태풍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어 물량이 충분한 반면, 전북 익산 등에서 생산되는 <대봉>의 경우 작황이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귤은 태풍 이후 제주지역에 비가 내리지 않아 당도가 크게 올라갔다. 지난 8~9월 하우스 감귤과 비가림 감귤 가격이 강보합세를 유지해 농가들의 기대감도 매우 높게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대감이 오히려 산지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출하전략 어떻게 세울까=사과·배 등 주요 저장과일의 경우 명절 이후에도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농가 입장에선 이 같은 상황을 최대한 이용하는 출하전략이 요구된다. 즉 품목에 따라 저장 물량과 수확기 분산 출하를 적절히 배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천호진 농협가락공판장 본부장은 “내년 설날도 2월10일로 예년에 비해 늦기 때문에 농가들이 사과·배 등 저장과일을 판매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며 “기본적으로 저장량을 늘리되, 저장으로 인한 중량 감모나 부패율 등을 잘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석규 구리청과 전무는 “단경기 가격이 좋을 것으로 기대해 수확기 출하를 지나치게 줄이고 저장에 치중할 경우 나중에 물량이 몰려 오히려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강남규 농협구리공판장 경매사는 “사과는 지금도 가격이 예년에 비해 20% 정도 높게 형성되고 있기 때문에 수확기에 맞춰 그때그때 출하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배의 경우 시세를 봐가면서 분산 출하하되, 특품은 내년 설 명절 선물용으로 저장에 들어가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고일학 제주 서귀포 남원농협 상무는 “지난여름 이후 감귤 가격이 잘 나오다 보니 농가들이 가공용으로 처리돼야 할 것까지 일반 시장으로 내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당도가 떨어지고 부패과가 많이 발생할 수 있는 중하품 감귤은 철저하게 선별해 가공용으로 격리 출하해야 전체적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출처: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