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귀농·귀촌가구가 1만503가구로 사상 처음 1만가구를 돌파했다. 2010년보다 2.6배 증가했으며, 2001년에 비해서는 무려 12배나 급증한 숫자다. 이 같은 현상은 712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의 은퇴가 본격화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더욱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귀농·귀촌 활성화 정책과 맞물려 앞으로 이 같은 현상은 한층 가속화할 전망이다.
귀농·귀촌 붐은 생각하기에 따라 농촌에 큰 기회일 수도 있고 반대로 짐이 될 수도 있다.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보면 이는 농업인들에게 경쟁자들의 진입이며 농촌 고령화를 촉진하는 원인도 될 수 있다. 그러나 기왕이면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해 농촌 활성화를 위한 좋은 기회로 받아들이는 것이 나을 법하다.
귀농·귀촌인들은 농촌에서의 2모작 인생을 재능기부의 기회로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농촌은 교육·보건의료 등의 혜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므로 자신의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봉사하는 삶을 실천함으로써 농촌사회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농산물 생산활동에서 기존 농업인과 경쟁관계가 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기존 농가도 지나친 텃세로 귀농·귀촌인들을 배척해서는 안된다. 농촌 인구가 급감하는 현실에서 그들을 농촌 활력화에 필요한 새로운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이 중요하다.
최근 농림수산식품부 조사에서는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의 66%가 귀촌을 희망했다고 한다. 정부는 이들을 돕고 날로 황폐해지는 농촌을 되살리기 위해 올해는 2만가구 이상이 귀농·귀촌할 수 있도록 각종 세제 및 농사실습 등의 지원을 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와 귀농·귀촌가구 및 농업인들의 여망이 삼위일체가 되어 귀농·귀촌 붐이 대한민국 농촌에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