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한국형 CA 저장고’ 모습. 설치비용은 3.3㎡당 300만원 정도로 외국산의 30% 수준이다.
CA 저장은 저장고 안의 온습도와 산소·이산화탄소의 농도를 정밀하게 제어, 농산물의 호흡을 늦춰 품질 변화를 최소화한 저장기술이다. 저장기간이 9~12개월로 일반 저온저장고(6개월)에 비해 길고, 농산물 품질 변화 정도도 훨씬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한국수확후관리협회 조사에 따르면 유럽·미국·일본 등에서는 CA 저장이 50~90%를 차지할 정도로 보편적이다.
농진청은 전북 장수군농업기술센터와 함께 지난해 10월 수확한 ‘장수사과’ 5t을 8개월간 CA 저장하는 실증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상품성을 좌우하는 사과 무게 감소율이 3.3%로, 일반 저온저장 사과(6.9%)의 절반 이하로 나타났다. 최근 장수사과시험장에서 열린 현장평가회에서도 CA 저장고에 저장한 사과와 일반 저온저장 사과 시식 비교를 통해 CA 저장 사과의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았다.
농진청에 따르면 한국형 CA 저장고 설치비용은 3.3㎡(1평)당 300만원 정도로 외국산의 30% 수준이다. 특히 1대의 질소발생기로 여러 대의 CA 저장고를 가동할 수 있어 3대를 설치할 경우 설치비용이 233만원까지 내려간다. 일반 저온저장고의 설치비용은 3.3㎡당 200만~250만원 선이다.
일반 저온저장고와의 경제성 비교 분석 결과 사과 10t 저장 때 일반 저온저장고는 연간 수익이 1200만원인 것에 비해 CA 저장고는 2100만원이었다.
농진청은 한국형 CA 저장고 핵심기술 2건을 특허출원하는 한편 산업체에 기술 이전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과 재배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박석호 농진청 수확후관리공학과 연구관은 “이번에 개발된 한국형 CA 저장고에는 전문지식이 없는 사용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품목만 선택하면 기체 환경이 3단계로 자동 조절되는 기능도 탑재돼 있다”며 “앞으로 우리나라 농산물 저장이 일반 저온저장에서 CA 저장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수=김윤석·김다정 기자 kimdj@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