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양회씨(왼쪽)는 후계 농업경영인으로 선정된 아들 영석씨와 자신의 산산농장을 생산과 소비가 함께하는 농장으로 변화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농가경영의 방향성 제시=허씨는 20여년간 흑염소 사육에 힘써 나름의 기술력과 생산노하우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경영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어 컨설팅팀에서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축사현대화를 도모해 흑염소 사육마릿수를 늘릴 것을 제안한 것이다. 250마리의 흑염소를 기르고 있지만 축사의 현대화가 이뤄지지 않아 사육의 효율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단감의 경우 만생종이 단감 매출의 90% 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상황이었다. 이에 컨설팅팀은 수확한 단감의 일시 저장과 분산 출하가 가능하도록 저온저장고 마련을 권고했다. 현재 허씨는 축사와 저장고의 도입으로 일시에 늘어날 채무를 감안해 당장에 새 시설을 마련하기보다는 필요 자금 확보와 부채 경감에 주력하고 있다.
◆정책자금으로 부채 개선=채무의 가중을 꺼린 허씨는 공교롭게도 농업정책자금 활용에 미숙했다. 허씨는 컨설팅 당시 평균 대출금리가 5.4%로 높은 편이었고 대출 가운데 농업정책자금 비중이 15%가 채 되지 않았다. 또한 대출금의 일시상환이 많아 자금 유동성이 부족한 상태였다. 이에 컨설팅팀은 부채 개선에 초점을 맞췄고 추가적으로 농업정책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먼저 허씨가 갖고 있는 대출의 만기연장과 대환을 추진해 급한 불을 끄는데 집중했다. 나아가 농업정책자금의 추가적인 활용법을 찾았는데 허씨의 아들이 후계 농업경영인으로 선정되면서 후계농업경영인육성자금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런 결과로 농업정책자금 비중을 40% 가까이로 끌어올렸고 대출 평균금리는 3.7%대로 낮췄다.
◆규모 확대와 관광농원 준비=허씨는 현재 체계적인 영농지식을 습득하고자 방송통신대 농학과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컨설팅으로 농가 경영의 방향성을 잡은 허씨는 체계적인 교육으로 변화를 꿈꾸고 있다. 허씨는 “전문 영농지식을 기반으로 농장을 생산 중심에서 생산과 소비가 함께하는 곳으로 탈바꿈시키고 싶다”며 “주말농장을 도입하는 것과 같은 작은 변화에서부터 시작해 흑염소식당과 관광농원을 아우르는 농장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아들이 영농을 함께하며 농장을 키워나갈 의지가 많기에 흑염소 축사와 단감 저온저장고 마련도 힘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