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군 농업기술센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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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가격 결정권 쥐고 또다른 불공정거래 우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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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명 | 청양군농업기술센터 | 등록일 | 2010-06-01 | 조회 | 9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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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유통업체들이 농산물을 직접 생산해 필요량을 조달하는 새로운 유통 시스템 구축에 나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종전에 도매시장이나 산지 조합 또는 수집상을 통하던 간접조달 방식에서 벗어나 대형 마트들이 농가와 계약을 맺고 파종에서 수확 및 판매까지 직접 전 과정을 주관하는 이른바 생산과 유통의 ‘수직계열화’를 이루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산지와 소비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대형 마트들이 농산물 직접생산 체계를 구축할 경우 유통업계에 큰 파장이 일 전망이다. ◆ 직접생산체계 구축 급물살=롯데마트가 농산물 직접 생산을 본격화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연말 본사 상품본부에 ‘친환경영농팀’을 신설한 후 최근 직영농장제 시행에 나섰다. ‘직영농장제’란 마트 본사가 농가와 계약을 맺고 생산단계 이전에 농지 임차료와 시설비·인건비 등 생산 원가를 100% 전액 선지급한 후 파종·재배·수확까지 전 과정에 관여해 필요한 농산물을 생산, 조달하는 방식이다. 롯데마트는 그 첫 사례로 인천의 한 농가와 시설하우스 10동(6,600㎡·2,000평)에서 유기농 상추를 재배해 지난 4월 말부터 전국 70여개 점포에 공급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상추뿐만 아니라 무·대파·당근·감자·풋고추·청양고추 등 6개 품목도 같은 방식으로 조달하기 위해 농가들과 계약을 마쳐 조만간 생산이 시작된다. 롯데마트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직영농장에서 생산의 노하우를 축적한 후 도시 판매장에서 직접 농산물을 재배하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 롯데마트 홍보팀 과장은 “조만간 개점할 대구점에 식물공장 개념의 첨단재배 시설을 갖춰 농산물을 직접 생산해 판매하는 사업도 추진중”이라며 “식물공장 설치안은 확정됐지만 운영 방식을 직영으로 할지 임대로 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홈플러스도 지난 3월부터 산지 조합이나 수집상을 거치지 않고 농가와 계약 재배를 통해 친환경 무와 당근을 생산해 전국 115개 전 점포에서 판매중이다. 구도연 홈플러스 PR팀 주임은 “산지 조합을 통한 농산물 조달 방식과 별개로 올해부터 산지에 관리자를 파견해 파종부터 수확·선별까지 직접 관리하는 농가 계약 재배를 시행중”이라며 “품목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최대 유통업체인 이마트는 최근 수집상을 거치지 않고 직접 마늘 산지에서 농가와 밭떼기 거래를 시작했다. 이마트는 밭떼기 거래 품목을 단호박·대파·양파 등으로 점차 확대하고 최종적으로는 직접 생산까지 하는 위탁영농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생산 및 산지거래 큰 변화 전망=대형 유통업체들의 ‘생산·유통 수직계열화 사업’은 현재 초기 단계다. 품목도 아직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점차 대상 품목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지만 수직계열화가 가능한 품목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농산물의 특성상 생산의 리스크(위험)가 상존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우선하는 대형 마트 입장에서는 농사 실패로 인한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품목을 다양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형 유통업체들이 계획대로 일부 주력 품목에서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중장기적으로 품목을 확대한다면 산지에 미치는 파급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농가 단위 계약 재배를 통해 직접 농산물을 조달하는 범위를 점차 넓혀 간다면 기존 산지 조합이나 수집상과 경쟁관계에 놓이게 된다. 이 경우 표면적으로 보면 농가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수익의 안정성을 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또 생산자와 소매업체(할인점)의 실질적인 직거래가 이뤄져 유통 비용이 축소되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요소가 더 크게 부각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김동환 (사)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은 “대형 유통업체들이 농장 단위 수직계열화를 확대하면 산지 조직이 약화돼 거래 교섭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지금까지 산지에 투자된 유통기반 시설의 이용 효율성도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병옥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대형 유통업체들이 산지에서 강력한 구매력을 내세워 수없이 많은 불공정 거래를 해 온 전례를 감안하면 농가 단위 계약 재배에서는 더 심각한 문제가 빚어질 수 있다”며 “수직계열화의 확산은 산지 조직력을 약화시켜 중장기적으로는 가격결정 측면에서 농가에 불리한 구조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지 조합에도 적잖은 파장이 미칠 전망이다. 한기인 농협경제연구소 경제사업연구실장은 “대형 유통업체의 수직계열화 사업 추진은 생산자단체나 수집상을 통하지 않고 산지에서 경쟁하겠다는 의미이며 이는 앞으로 산지 조합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며 “산지 조합이 유통의 주도권을 지켜 가기 위해서는 생산 조직을 재점검하고 보다 매력적인 서비스를 개발해 농가에 제공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 소비지 유통 주도권 경쟁 가속화=대형 유통업체의 농산물 생산·유통 수직계열화 추진은 소비지 유통 판도에도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역마진까지 감수하며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농산물 직접 생산에까지 뛰어든 이면에는 중장기적으로 가격은 물론 품질 경쟁력까지 갖출 수 있는 길을 직접 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롯데마트의 경우 영농 전문가를 산지 관리인으로 채용해 직영농장의 재배 상황을 주기적으로 관리함으로써 품질에 균일성을 기하는 한편 고품질 농산물 생산기술 노하우를 축적해 장기적으로 직접생산 체계도 갖춘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 역시 전문영농 관리자를 활용해 농가 단위 계약 재배에서 품질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직접 생산에 따른 유통단계 축소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여기에 품질 경쟁력까지 더해진다면 대형 마트들은 소비지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도매시장의 상대적인 위축을 불러오게 된다. 문제는 단순히 소비지 유통의 주도권이 옮겨간다는 차원에 그치지 않고 농산물 가격결정 중심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크다. 양승룡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지금도 롯데마트를 제외한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거의 대부분의 취급 농산물을 도매시장을 경유하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앞으로 농산물 생산과 유통의 수직계열화로 소비지에서 경쟁력이 강화된다면 도매시장을 경유하는 농산물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고 이에 따라 기준가격 제시 역할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병옥 농경연 부연구위원은 “대형 유통업체들의 산지 진입이 가속화될수록 도매시장의 입지는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도매시장은 장기적으로 대형 유통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활로를 찾아야 하며 아울러 정부도 대형 유통업체의 산지 및 소비지 지배력 강화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점검하고 미리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석 기자 kslee@nongmin.com 출처 : 농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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