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파급효과가 큰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가공식품과 식품첨가물에 대해 지나치게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멜라민 파동 등으로 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자 최근 공영방송의 한 프로그램은 ‘알아야 산다’는 제목으로 식품안전에 대한 꼭지를 편성, 주말 저녁에 방송하고 있다. 프로그램 제작진은 식품의 생산 및 유통과정이 매우 복잡해져 소비자 입장에선 무엇을 원료로 사용했는지 알 수 없게 됐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바른 정보를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편성취지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선정적인 표현과 정확하지 않은 주장들이 뒤엉켜 정보제공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가공식품과 식품첨가물에 대한 혐오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문제 제기는 해당 프로그램의 시청자 게시판에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며 옹호하는 글들도 있는 반면에 “단순히 정보전달이 목적이라면 왜 자막을 공포스럽게 빨간색으로 크게 처리하고 불안감을 조장하는 음악을 내보내는가” “별것도 아닌 첨가물을 마치 독극물을 넣는 것처럼 방송을 만들었다”는 등의 항의글도 줄을 잇고 있다.
법적으로나 식품안전 측면에서 하자가 없는 수산화나트륨 처리 장면을 보여주면서 ‘양잿물’이라고 부르고 두부를 만들 때 거품을 없애기 위해 넣는 소포제를 가리켜 벽지에 바르는 ‘실리콘’이라고 하는 등의 과장된 표현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또 실제 식품 제조과정을 재현하면서 사용량을 식품첨가물공전에 허용된 것보다 수십배 되는 양을 넣는 등 잘못된 방법으로 실험한 부분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대해 식품업계는 현재 식품첨가물공전에 등재된 첨가물들은 각종 위해성 검사를 거쳐 안전성이 입증된 것으로 규정대로 사용하면 안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방송에서는 첨가물 자체를 위험한 것으로 보고 가공식품 자체를 부정하는 내용을 내보내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한 신문 기고를 통해 “비위생적으로 잘못 만든 식품과 사회가 허용하는 방법으로 만든 식품은 분명히 구별해야 한다”며 “식품첨가제의 오·남용은 막아야 하지만 모든 첨가제를 거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밝혔다.
윤덕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