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위기는 인구가 밀집한 아시아와 식량생산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아프리카에서 자주 나타나고 있다.
고려대 경제학과 이명훈·이충열 교수와 이종하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의 공동논문에 따르면 1961~2009년 세계 180개국을 대상으로 식량생산량의 급격한 감소를 나타내는 식량시장지표(FMI)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이 기간 155개국에서 매우 심각한 식량위기를 의미하는 ‘레벨3(1인당 30%의 식량감소)’ 사태가 모두 208회나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 기간 165개국이 ‘레벨2(1인당 20% 식량감소)’ 단계의 심각한 위기를 455회나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륙별로는 우리나라가 속한 아시아가 만성적인 식량부족 위험에 노출돼 있는 아프리카 다음으로 ‘레벨2’와 ‘레벨3’ 모두의 발생 빈도가 높았다.
최근 들어 식량위기는 한층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수위도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곡물생산국의 수출규제와 애그플레이션을 촉발한 2008년의 세계 식량위기 이후 불과 3년 만인 지난해부터 또다시 심각한 식량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 세계를 강타한 식량생산 감소는 국제곡물가격을 연일 최고치로 밀어올리며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곡물가격지수는 2008년 연평균 238포인트에서 2010년 183포인트로 낮아졌으나 올 8월에는 260포인트까지 뛰어올랐다.
이런 와중에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식용곡물)은 1970년 86.2%에서 2010년 54.9%까지 떨어졌다. 식량의 절반 정도를 외국에서 사다 먹고 있다는 의미다.
세계 식량위기와 우리의 빈약한 식량자급 현주소는 국정의 방점을 어디에 찍어야 할지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