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 평창에서 멜론농사를 짓는 지명훈씨 부부가 은행열매로 직접 만든 해충 방제용 자재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자가제조한 농자재를 활용해 농산물 품질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3960㎡(1200평)의 비닐하우스에서 멜론을 재배하고 있는 지명훈씨(55·강원 평창). 지씨는 직접 만든 친환경자재 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생물제제를 자가제조해 사용한다. 직접 만든 미생물제제를 땅에 뿌려주면 가스장해나 염류장해를 예방할 수 있고 토양 내 유해균을 제거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게 지씨의 설명.
그렇다면 미생물제제는 어떻게 만들까. 우선 고두밥을 도시락통 등에 담아 인근 야산에 묻어둔다. 보름 정도 지나면 고두밥에 토착미생물들이 달라붙게 되는데, 이를 미강·흑설탕·효소와 함께 항아리에 넣어 15~30일 동안 발효시킨다. 그럼 최상의 미생물제제가 완성된다.
지씨는 “봄철에 미생물제제를 살포한 뒤 경운하면 토양이 건강해져 작물 품질향상에 도움이 된다”며 “직접 만들면 비용부담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30만원 정도면 3960㎡에 뿌릴 충분한 미생물제제를 만들 수 있는데, 이는 사서 쓸 때보다 6분의 1가량 적게 들어가는 것이란다.
그는 또 화학비료 대신 우분을 발효시켜 만든 유기질 비료를 활용한다. 지씨는 “멜론의 경우 생육기에는 질소가 많이 필요하지만 수확기에 가까워지면 질소 공급을 줄여야 한다”며 “화학비료를 사용하면 수확기에도 토양에 과다한 질소성분이 남아 있어 문제가 되지만 우분으로 만든 유기질 비료를 이용하면 그 반대가 된다”고 얘기했다. 그런만큼 유기질 비료를 살포할 땐 부족한 질소함량을 감안해 살포량을 정해야 한단다.
지씨는 각종 해충도 직접 만든 자재로 방제한다. 그는 “은행열매를 고무통 등에 담아 2년 동안 숙성시키면 즙액이 흘러나온다”며 “이 액을 물에 500~2000배로 희석한 뒤 살포하면 총채벌레나 응애류 퇴치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생산한 멜론은 품질 좋기로 지역에서 정평이 나 있고, 특히 당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보통 멜론은 당도가 13~15브릭스(Brix) 정도인데 지씨가 생산한 멜론 당도는 평균 15~18브릭스이고 상품은 최대 22브릭스까지 나온다고 주변 농업인들은 귀띔했다.
지씨는 “일정량의 멜론을 일본에 수출도 하는데, 당도가 높아 비교적 좋은 값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내수용이든 수출용이든 최고 품질의 멜론을 생산하기 위해 효과가 큰 다양한 친환경자재 개발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010-6423-2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