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도시민 1500명과 농업인 1209명 등 모두 2709명을 대상으로 벌인 ‘농업·농촌에 대한 2014년 국민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산물 시장 개방 확대에 따른 농산물 구입 의향을 묻는 질문에 도시민 응답자의 35.4%는 ‘국산이든 외국산이든 품질 우수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다. 도시민 3명 중 1명 이상이 농산물을 구입할 때 굳이 국산 여부를 따지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다음으로 ‘우리 농산물이 외국산에 비해 훨씬 비싸면 수입 농산물을 구입하겠다’는 의견이 35.1%로 많았고, ‘가격이 비싸도 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겠다’고 응답한 비중은 29.5%에 머물렀다. 가격에 상관없이 국산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2009년 37.0%, 2012년 34.1%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소비자들의 국산 농산물 구매 충성도 약화가 여실히 드러났다<그래프 참조>.
이와 맞물려 농산물 시장개방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농산물 시장이 개방될수록 소비자에게 유리하다(67.2%)’는 응답이 70%에 육박했다. ‘농산물 시장은 이미 지나치게 개방됐다’고 답한 응답자가 75.7%에 달하고, 87.4%는 ‘시장이 더 개방되면 농가와 농촌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음에도 실제 구매에 있어서는 가격과 품질에 따른 실익을 따져보는 추세가 확연해진 것이다.
김동원 농경연 연구위원은 “원산지에 상관없이 품질이 좋고 가격이 싼 농산물을 구입하겠다는 도시민 비중이 점차 늘어난다는 것은 국내 농업에 우호적인 환경이 전반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국산 농산물의 품질 제고와 원산지 관리에 힘쓰는 동시에 농업·농촌 전반의 가치와 역할에 대한 홍보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수입 농산물과 비교한 국산농산물 7개 항목 평가에서 ▲안전성(94.6%) ▲신선도(94.3%) ▲맛(90.5%) 항목은 90% 이상이 우수성을 인정했지만, ▲구매 용이성(79.6%) ▲원산지 표시(68.9%) ▲브랜드화 정도(64.3%) ▲가격(48%) 항목은 우수하다는 평가가 80%를 넘지 못해 향후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