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과장에서 만난 정태술씨는 “농사의 기본은 우선 자신의 과원과 나무를 잘 아는 데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그를 ‘사과재배의 달인’ ‘베테랑 농사꾼’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영농비결을 “남보다 좀 더 열심히 배우고, 그것을 실천하려고 노력한 것일 뿐”이라며 겸손해했다.
6년 전엔 자신도 관행대로 농사를 짓던 평범한 농업인이었다는 것.
이런 그에게 변화가 찾아온 건 2006년 한국과수농협연합회 산하 친환경기술단의 기술지원을 받으면서부터다.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어요. 그러면서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때 친환경기술단을 만났죠. 그렇게 기술을 배우며 느낀 것은 배움 앞에선 30년 노하우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배울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갔죠.”
정씨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고, 배운 것을 그대로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선 ‘수형관리’에 최선을 다했다. 새가지가 나오면 밑으로 늘어뜨려 재배(하수형)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나무가 위로 자라는 특성을 이용해 가지를 올려(95도 정도) 수형을 관리했다. 그러자 나무 전체에 물이 고루 순환되면서 수세가 회복됐다.
이와 함께 그는 땅심을 높이는 데도 힘을 쏟았다. 수확이 끝난 직후인 11월 말에서 12월 초 유기질비료를 사용해 시비에 나서는데, 이때 수세가 좋으면 비료를 주지 않고, 반대로 수세가 나쁘면 주당 1~2㎏의 비료를 듬뿍 뿌려줬다. 그러다 보니 5년 동안 한번도 비료를 주지 않은 나무가 있을 정도다.
이렇게 해서 수세가 안정되면 과실의 색깔은 물론 당도가 자연히 높아진다는 게 그의 설명.
이런 노력의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우선 사과의 상품성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관행 재배 때는 20%에 머물던 상품비율이 70%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당도도 14브릭스(Brix)를 훌쩍 넘었다.
나무가 오래돼 교체기간이지만 재배면적(2만2440㎡) 기준 <후지>의 경우 15㎏들이 800상자, 여름 사과는 700상자 정도를 꾸준히 생산해내고 있다.
이번 상도 이런 노력의 결과라는 정씨는 “농사의 기본은 우선 자신의 과원과 나무를 잘 아는 데 있다”며 “그러기 위해선 1년 중 300일 이상은 밭에서 살 정도로 농장주가 부지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출처 :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