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끈적거려서 잠 못 드는 여름밤, 야식의 유혹을 뿌리치기 쉽지 않다. 바삭한 치킨에 맥주 한잔이면 더위가 다 가실 것 같지만, 몸을 생각한다면 좋은 선택이 아니다. 안 먹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래도 먹어야겠다면 몸에도 좋을 뿐 아니라 체온도 낮춰주는 먹거리를 택하자.
◆오이=성분의 95%가 수분이다. 낮 동안 흘린 땀으로 부족해진 수분을 보충하기에 이보다 좋은 채소는 없다. 성질이 차가워서 체온을 떨어뜨려주는 작용도 하니 그야말로 여름 맞춤 먹거리다. 조리 없이 생으로 그냥 먹어도 충분히 맛있지만 야식인 만큼 색다르게 먹고 싶다면 오이달걀볶음을 추천한다. 달걀 서너개와 오이 한두개만 있으면 되는 간단한 요리다. 잘 풀어둔 달걀을 팬에 부은 뒤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 스크램블을 만들어 그릇에 옮겨 담는다. 다시 팬에 기름을 두르고 얇게 썬 오이를 볶다가 만들어둔 스크램블을 섞어 볶아주고 굴소스로 간하면 끝이다. 그냥 먹어도 좋고 빵에 올려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어도 별미다.
◆메밀=차가운 성질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식재료다. <동의보감>에 위장의 열기를 내려주고 소화를 도와주며 체기를 없애는 데 좋다고 쓰여 있다. 비타민·무기질도 풍부하다. 시중에 다양한 국수제품이 나와 있는데 원료가 국내산인지, 메밀 함량은 얼마나 되는지를 확인하고 구입하자. 메밀국수를 먹는 법은 다양하지만 그중 요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달구고 있는 ‘박막례 할머니표 간장국수’를 시도해보자. 박막례 할머니는 구독자수가 80만명에 달하는 인기 유튜버다. 방법은 이렇다. 뜨거운 물에 메밀면을 삶다가 쪽파와 애호박 썬 것을 함께 넣고 익힌다. 재료가 다 익으면 건져내서 찬물에 식힌 뒤 양념장으로 비빈다. 양념장은 간장·설탕·식초·참기름·다진마늘을 적당량 섞어서 만들면 된다. 오이 등 원하는 고명을 얹어도 좋다.
◆팥=이뇨작용이 뛰어나 체온을 낮추는 데 탁월하다. 숙취해소와 다이어트 효과도 있어서 야식에 대한 죄책감을 덜고 싶은 사람이 선택하면 좋을 식품이다. 가장 많이 먹는 방법은 팥빙수겠지만 조금 다른 야식을 먹고 싶다면 ‘홈메이드 비비빅’을 만들어보자. 시판 팥빙수용 팥을 우유·연유와 섞어 아이스크림 틀에 넣고 냉동실에서 얼리면 완성이다. 팥과 우유 비율을 1대1 정도로 섞으면 되는데, 취향에 따라 조절하면 된다. 우유 양이 많아지면 아이스크림이 좀더 부드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