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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현해남]흙의 역사를 알아야 비료정책이 바로 선다 글의 상세내용
제목 [시론-현해남]흙의 역사를 알아야 비료정책이 바로 선다
부서명 청양군농업기술센터 등록일 2013-06-03 조회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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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현해남]흙의 역사를 알아야 비료정책이 바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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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해남 제주대 생명자원과학대학 교수



 달에는 흙이 없다. 모래만 있다. 그래서 생명체도 없다. 지구에는 흙이 있다. 흙은 점토·미사·모래로 구성되어 있는데, 점토가 있어야 미생물 같은 작은 생물이 살기 시작한다. 떼알구조의 점토 사이의 좁은 공간이 미생물이 사는 보금자리이기 때문이다. 점토는 산소·물·이산화탄소가 있어야만 만들어진다. 그래서 우주의 수많은 별 중에 점토가 있는지만 보면 생명체의 유무도 예상할 수 있다.



 흙은 한순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억년의 세월이 만든다. 작물이 잘 자라는 비옥한 흙도 만들고, 반대로 척박한 흙도 만든다. 정부정책도 흙의 특성에 따라 잘 맞춰줘야 농업인에게 도움이 된다.



 지구 내부에는 내핵과 외핵이 있다. 고체인 내핵 온도는 6000℃가 넘는다. 태양 표면보다도 높다. 액체인 외핵으로 오면 온도가 조금씩 낮아지는데, 맨틀로 둘러 싸여 있다. 냄비의 물이 끓으면 요동을 치듯이 지구 내부의 높은 열기가 화산도 분출하고 지각의 대륙판을 움직이게 한다. 그래서 지구의 대륙은 하나로 뭉쳐졌다가 떨어지는 과정을 여러번 거쳤다.



 18억년 전에는 컬럼비아(Columbia), 10억년 전후에는 로디니아(Rodinia)라는 하나의 대륙 덩어리였다가 나누어졌다. 2억5000만년 전 6대주가 한덩어리였고 바다도 하나였던 팡게아 시대에 한반도는 북극 근처에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지질학자들이 얘기한다. 대륙판이 이동하면서 북아메리카와 유럽,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남극대륙과 호주가 나누어지고 호주와 남극 사이에 있던 인도가 중국대륙으로 이동해 히말라야 산맥을 만들기 시작하는 시기에 한반도가 지금의 위치로 이동해 왔다.



 한반도가 하나의 땅덩어리였던 것은 아니다. 임진강 이북은 중국의 일부인 북중지괴에 속하고 임진강 이남은 적도 또는 호주 근처에서 이동해 와서 합쳐진 것으로 보고 있다. 적도나 호주처럼 아열대 따뜻한 바다에서 서식했던 삼엽충류의 화석이 강원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이래서 한반도는 오래된 땅덩어리이다.



 땅덩어리가 오래되었다고 흙이 성숙하고 비옥한 것은 아니다.



 세계 토양은 크게 12개로 나눈다. 그중에 우리나라 흙은 엔티솔(Entisols)이 13.7%, 인셉티솔(Inceptisols)이 69.2%이다. 엔티솔은 토층의 분화가 미숙한 척박한 흙이고, 인셉티솔도 토층은 분화되었지만 척박한 흙으로 분류된다. 세계 12개 토양 중에 우리나라 흙은 대표적으로 척박하다는 얘기다.



 오래된 흙인데도 척박한 이유는 암석에 있다. 화강암에는 규산(72%)과 알루미늄(14%)은 매우 많지만 칼슘·마그네슘은 매우 적어 척박한 산성토양을 만들어낸다. 화강암의 모스경도(Moh’s hardness)는 8에 가까워 풍화도 매우 느리다. 그래서 화강암은 흙이 되기까지의 기간이 매우 길고 그 사이에 식물양분이 용탈되어 척박할 뿐만 아니라 양분보유능력도 매우 낮은 카오리나이트 점토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우리 흙은 비료를 많이 사용하면 과잉피해가 쉽게 나타나고 적게 주면 결핍장해로 생산량이 줄어들어 다루기 어렵다. 무기질비료 과다시비만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유기질비료도 과다시비하면 무기질비료보다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흙을 검정하고 시비하는 맞춤비료 정책은 더없이 과학적이고 흙을 아는 정책이다. 반면에 유기질비료에 너무 치우친 지원정책으로 인한 과다시비 유도는 우리 흙의 특성을 무시한 정책이다.



 한쪽에 치우치면 문제가 발생하는 흙이 우리 흙이다. 무기질과 유기질비료를 가리지 말고 토양성질에 맞게 시비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우리 흙에 맞는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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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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