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계 황소개구리 ‘가시박’ 방제 절실농작물 양분 빼앗고 말라죽이는 외래 잡초 경기 안성·경북 안동 등 농경지 유입 피해 농진청 “10월 초까지 덩굴줄기 제거해야”
2009년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된 외래잡초 ‘가시박’(사진)이 농경지에 유입,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어 적극적인 방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식물계의 황소개구리’로 불리는 가시박이 경기 안성지역의 인삼·옥수수밭과 경북 안동지역의 논 등에 침입, 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농진청에 따르면 2008년까지는 가시박이 주로 도로변이나 강가 등에서만 자랐으나 근래 들어선 개체수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농경지에 침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가시박(Sicyos angulatus L.)이 농경지에서 자랄 경우 작물과 양분 경합을 벌일 뿐만 아니라 최대 8m까지 크는 덩굴줄기가 광합성을 방해해 작물을 말라죽게 한다. 해외 연구자료에 따르면 10㎡(3평)의 옥수수밭에 가시박 15~20개체가 발생하면 옥수수 수확량이 80% 줄고, 28~50개체가 발생하면 90~98% 감소한다.
종자로 번식하는 가시박은 한그루당 최대 2만5000개의 씨앗을 가지고 있고, 땅속에 묻힌 씨앗이 60년이 지난 후에도 싹을 틔울 수 있을 정도로 생존력이 강하다. 주로 하천변에서 자라는데, 비가 많이 내려 강물이 넘치면 주변 농경지로 침입할 수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가시박이 농경지에 침투하면 작물 경작을 아예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며 “피해를 예방하려면 눈에 보이는 즉시 줄기를 걷어내고 특히 종자가 익기 전인 10월 초까지 덩굴줄기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관련 전문가들은 가시박 확산을 막으려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장기적인 방제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가시박은 한번 제거해도 보름이면 원래대로 자라나는 만큼 수년간에 걸쳐 제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가시박은 주로 물가에서 1차 발생하는데, 하천 오염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제초제를 이용한 방제는 힘들다”며 “결국 사람이 손으로 1년에 3회씩 6년가량 지속적으로 뽑아내야 가시박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지원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출처: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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